서울시, 강남·용산 4개구 지정 1년 3개월 연장집값 상승에 추가 지정 가능성 고조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7일 오후 제15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아파트 용도 부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재지정 기간은 올해 10월 1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다. 통상 6개월 또는 1년 단위 지정과 달리 1년 3개월로 기간을 늘린 점이 눈에 띈다.
서울시는 "최근 강남권 집값이 꺾이지 않는 데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가수요 유입 가능성이 동시에 작용해 시장 안정화를 위해 보다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주거지역 6㎡, 상업지역 15㎡를 초과하는 토지를 매입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거용 허가를 받으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하며 임대나 전매는 금지된다. 위반 시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서울시는 "실수요자 주거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자 투기 억제를 위한 선제 대응"이라고 밝혔다.
연장 심사 과정에서 마포·성동구도 추가 지정 후보로 거론됐다. 실제로 성동구 아파트값은 최근 주간 상승률이 0.27%로 서울 평균(0.09%)의 3배에 달한다. 마포구 역시 0.17% 상승하며 평균을 웃돌았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최근 26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성수동 일대에서도 이달 들어 수십 건의 신고가 거래가 발생했다.
하지만 두 지역이 이번에는 제외된 데에는 행정적·정치적 부담과 함께 이미 시행 중인 대출 규제, 조정대상지역 지정 등 복수의 규제 장치가 가동 중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을 확대하는 법 개정이 현재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서울시 단독 지정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법 개정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신중한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마포·성동구 제외 결정에 시장에서는 오히려 규제 확대 전에 진입하려는 매수심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호가 상승과 더불어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일부 실수요자가 매매로 내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마포와 성동은 조만간 추가 지정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매수세가 선제적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강남·용산 중심의 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마포·성동에 대한 '경고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고 해석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추가 지정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마포·성동구는 한강변 입지와 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인 만큼 매수세가 지속될 경우 중기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수요 억제 수단 중 가장 강력한 규제로, 거래 자체를 직접 제한한다"며 "현재 성동·마포 등 한강변 주요 지역은 조정대상지역 지정에 그치고 있어 바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기엔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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