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장 승진박홍근, 신임 SAIT 원장으로 영입DX·반도체 등 핵심사업 경쟁력 확립
삼성전자를 위기설로 몰고 갔던 주요 사업 전반이 안정화를 이룬 만큼 큰 틀의 인적 쇄신보다는 연속성 강화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사장 승진 1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4명 규모로 단행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DX부문장이다.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겸 MX사업부장이었던 노태문 사장은 직무대행을 떼고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X부문장·MX사업부장으로 변경됐다.
MX사업부장을 역임해오던 노태문 사장이 DX부문장 직무대행의 무게까지 짊어지게 된 건 지난 4월이었다. 올해 3월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인해 DX부문장은 공석이 됐고 노태문 사장이 빈 자리를 채우게 됐다. 삼성전자는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태문 사장을 즉시 투입하는 대신 '직무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아놨었고 약 8개월여간의 검증 끝에 그를 대표이사 사장 겸 정식 DX부문장으로 올린 것이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메모리사업부장·SAIT원장을 이끌던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메모리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전영현 부회장도 지난 1년 반여간의 임기 동안 DS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삼성의 반도체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 공을 높이 사 DS부문장 자리가 유임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에서 변화할지 주목됐던 두 부문장의 겸직 체제도 유지됐다. 전영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을, 노태문 사장은 MX사업부장을 앞으로도 각 부문장 업무와 함께 맡게 됐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선택을 한 데에는 경영 안정화를 꾀하고자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처럼 미국발 관세 여파 등 각종 불확실성이 불거진 경영 환경 속 검증된 경영진들에게 다시 한번 키를 쥐어줬다는 풀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위기설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반도체, 스마트폰, TV 등 사업영역 전반이 흔들리면서다. 전영현 부회장이 작년 5월 깜짝 구원투수로 투입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가전 등 각각의 분야에서 경쟁력 및 실적 회복을 위해 발벗고 뛰기 시작했고 올해 하반기 성과로도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인 86조10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2조2000억원으로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고전하던 DS부문이 살아난 데다 스마트폰 등 DX부문이 역할을 톡톡히 해준 덕이었다.
삼성전자는 대신 새로운 인물을 등용해 일정 부분 변화도 가져왔다. 삼성전자 SAIT원장으로는 박홍근 사장이 선임됐다.
삼성전자 DX부문 CTO 사장 겸 삼성 리서치(Samsung Research)장으로는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윤장현 부사장이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의 주요 특징으로는 MX, 메모리 등 주요 사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와 시장 선도를 위해 양 부문장이 MX사업부장·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는 체제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미래 신기술 연구와 AI 드리븐 컴퍼니(Driven Company)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각 분야 최고 전문가를 SAIT 원장 및 DX부문 CTO에 과감히 보임했다"며 "AI 시대 기회 선점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윤장현 삼성전자 DX부문 CTO 사장 겸 삼성 리서치장은 MX사업부 IoT & Tizen개발팀장, S/W Platform팀장, S/W담당 등의 보직을 역임한 바 있다. 작년 말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를 맡아 AI, 로봇, 바이오, 반도체 등 유망기술 투자를 주도해 왔다.
그는 승진과 함께 DX부문 CTO로서 모바일, TV, 가전 등 주력사업들과 AI, 로봇 등 미래 기술간의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박홍근 삼성전자 SAIT 원장 사장은 1999년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돼 25년 이상 화학·물리·전자 등 기초과학과 공학 전반의 연구를 이끌어 온 글로벌 석학이다.
박홍근 사장은 내년 1월 1일자로 본격 합류하게 되며 추후 SAIT에서 나노 기술 전문성 및 학문간 경계를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뉴로모픽반도체 등 미래 디바이스 연구를 주도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수시인사를 통해 올해 2명의 사장을 선임한 바 있다.
AI 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갤럭시(Galaxy) S25의 개발 성공과 글로벌 사업 성장을 주도한 최원준 부사장을 올해 3월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으로 승진시켰으며 3M, 펩시(PepsiCo) 등 글로벌 브랜드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를 역임한 마우로 포르치니를 올해 4월 DX부문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 사장으로 영입했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우수인재를 연중에 승진시키는 수시인사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하고 핵심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하에서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계기 마련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6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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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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