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 원하도급 거래, 상생으로 공정성 강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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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원하도급 거래, 상생으로 공정성 강화되나

등록 2026.05.28 18:15

박상훈

  기자

공정회·민관 협의 실천 첫걸음유가 상승, 자재비 변동성 적극 대응협력사 유동성 개선·자율 규제 동반 모색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가운데)와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협약서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박상훈 기자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가운데)와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협약서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박상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19개 종합건설사가 28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건설산업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고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공정경제'와 '갑을관계 개선' 기조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건설업계가 공정위와 함께 원·하도급 거래질서 개선을 위한 상생협약에 나선 것이다.

이번 협약은 건설산업 내부에 고착화된 하도급 구조의 비대칭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대금 지급 지연, 유보금 설정, 부당특약 등은 개별 기업의 일탈이라기보다 발주 구조와 하도급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해온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정부 역시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공정위는 올해 2월 개정된 하도급법을 통해 지급보증 예외 축소, 하도급대금 연동제 적용 범위 확대 등을 추진했으며, 원자재뿐 아니라 에너지 비용까지 반영 범위를 넓혔다. 제도 설계 자체를 '가격 변동 반영 구조'로 이동시키려는 시도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협악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박상훈 기자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협악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박상훈 기자

그러나 현장에서는 제도와 현실 사이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비 상승이나 원자재 가격 급등이 발생할 경우 비용 부담이 하도급 단계로 전가되는 관행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준공 이후까지 대금 일부를 유보하는 방식 역시 협력사의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특히 철근·시멘트·에너지 등 핵심 원가 요소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납품단가 연동제의 실효성도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협상력의 비대칭 구조 속에서 실제 반영 시점이 지연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협약 역시 이러한 구조를 전제로 정부 규제 중심 접근에서 민관 협력 방식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성격이 강하다. 19개 종합건설사는 유가 상승에 따른 방수재·단열재·페인트·아스콘 등 주요 자재 단가를 조정하기로 했으며 중동 전쟁 이후 현재까지 약 340억원 규모의 단가 인상을 반영하고 추가로 1003억원 규모 인상을 추진 중이다.

기업별 대응도 상생 기조를 중심으로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시장 가격을 반영한 적정 공사비 확보와 협력사 금융 지원 확대, 작업중지권 강화 등을 병행하고 있으며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안전·품질 투자 확대와 협력사 경영 지원을 통해 동반성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진=박상훈 기자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진=박상훈 기자

다만 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흐름이 '구조 개선의 시작점'이 될 수는 있어도 '구조 변화의 완성'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선언적 협약과 제도 개선이 반복돼 왔음에도 현장의 거래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건설업계의 불공정 거래 문제는 개별 기업의 윤리나 자율 규제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발주 구조와 하도급 단계, 공기 압박이 결합된 산업 시스템의 문제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실제 작동하는 거래 구조 개편 없이는 유사한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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