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종합금융그룹 마지막 퍼즐...한투·OK금융 캐시카우 보험사에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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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융그룹 마지막 퍼즐...한투·OK금융 캐시카우 보험사에 '눈독'

등록 2026.06.05 14:34

이진실

  기자

예별손해보험 인수전, 최적의 포트폴리오 구축 경쟁보험업 캐시카우 확보로 수익구조 다변화자본 규제·건전성 관리가 향후 성패 변수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와 OK금융그룹이 잇달아 보험사 인수 의지를 드러내면서 보험업이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위한 핵심 사업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증권·저축은행·캐피탈·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 포트폴리오를 갖춘 양사가 보험업 진출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보험업 특유의 자본 규제 부담과 인수 이후 건전성 관리가 변수로 꼽히면서 인수전은 단순 외형 경쟁을 넘어 그룹의 장기 성장 전략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예별손해보험 매각을 둘러싼 인수 경쟁에 OK금융그룹이 가세하면서 보험사 M&A(인수·합병)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후보군 가운데 보험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OK금융그룹으로 파악된다.

업계는 이들의 행보를 단순 사업 확장이 아닌 '종합금융그룹 체제 완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하고 있다. 양사는 이미 증권, 저축은행, 캐피탈, 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 계열사를 확보한 상태로 보험업만 남겨둔 상황이다. 보험사는 금융그룹 내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제공하는 핵심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보험업은 보험료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캐시카우 사업으로 꼽힌다. 장기 계약 구조를 바탕으로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으며 보험영업수익과 투자수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금융그룹 전체 수익구조 안정성 제고에 기여한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금융그룹들이 보험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고객 기반 확대 효과 때문이다. 보험사는 장기간 고객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 계열사 간 교차영업(크로스셀링)에 유리하다. 대출 고객에게 보험 상품을 연계하거나 보험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등 고객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모델 구축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 가입 고객에게 대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의 연계 영업은 이미 일부 금융권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결국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여러 계열사에 흩어진 고객을 하나의 고객으로 통합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OK금융그룹의 보험업 진출 움직임은 최윤 회장의 숙원 사업과도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과거 LIG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 잇따라 참여하며 증권업 진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또한 지방금융지주 지분 투자 확대에도 나서는 등 종합금융그룹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역시 보험업 진출을 오랜 과제로 삼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구 회장은 연내 보험사 인수를 목표로 다양한 매물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예별손해보험뿐 아니라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시장에 나온 주요 보험사 매물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예별손해보험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예금보험공사가 자산과 부채를 선별해 넘기는 구조인 만큼 재무 부담을 일정 부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현금창출 사업이라는 점에서 금융그룹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예별손보의 경우 인수 이후 재무구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험사를 확보한 금융그룹들은 시너지 효과를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이후 보험사를 비은행 부문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공동 상품 개발과 WM·CIB 부문 연계 서비스 확대 등 그룹 차원의 협업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 역시 보험과 증권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본 활용 효율성을 높였고 이를 기반으로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의 딜 소싱 역량과 메리츠화재의 장기 투자 자금 운용 능력이 결합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보험사 인수가 곧바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보험업계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이후 자본건전성 관리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 인수 이후 추가 자본 확충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그룹 전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를 인수하면 결국 자본 규제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당국 요구에 따라 추가 증자나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어떤 보험사를 선택하느냐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는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는 자산 규모가 크고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 자산운용 역량을 보유한 금융그룹과의 시너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장기보험, 제3보험 등 상품 영역이 넓어 시장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 M&A는 당장의 수익을 보고 접근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를 먼저 구축한 뒤 시너지를 내는 구조로 보는 것이 맞다"며 "다만 최근에는 손해보험이 트렌드로 생보는 판매 가능한 상품군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보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대부분 상품화가 가능해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그룹이 필요로 하는 전략과 방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문제"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번 보험사 인수전이 단순한 외형 확대 경쟁을 넘어 금융그룹의 미래 사업구조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이 여전히 장기 수익 기반과 고객 접점 확대 수단으로서 높은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만큼 향후 인수 결과에 따라 금융권 경쟁 구도 역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M&A는 정해진 답이 있는 게임이 아니라 각 금융그룹의 전략과 타이밍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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