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홈앤쇼핑, 로봇·자동 분류 설비 확대업계 전반 배송 경쟁 격화에 물류센터 고도화 속도TV 성장 둔화 속 '배송 품질'이 새 경쟁력으로 부상
TV 시청 인구 감소와 모바일 쇼핑 확산으로 성장 정체에 직면한 홈쇼핑 업계가 물류 인프라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 기업들은 수도권 물류 거점을 중심으로 첨단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며 스마트 물류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과거 상품 기획력과 방송 편성이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최근에는 배송 속도와 주문 처리 능력이 소비자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주요 업체들이 물류센터 자동화 투자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경기도 화성 물류센터에 AI 기반 로봇팔과 싱귤레이터(일렬 정렬 장치) 등 첨단 설비를 도입했다. 상품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분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작업 효율을 높이고 출고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조치다. 회사 측은 이번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시간당 처리 물량이 최대 4000건 수준으로 확대되고 전체 출고 시간도 기존 대비 최대 20%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앤쇼핑도 물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회사는 최근 경기도 화성에 신규 물류센터를 개소하고 자동 분류 시스템을 전면 도입했다. 이를 통해 전체 물동량 처리 능력은 기존보다 130% 증가했다. 주문 상품의 자동 분류 비중이 높아지면서 오배송률을 줄일 수 있게 됐고 당일·익일 배송 가능 지역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가 대규모 비용을 투입해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는 데는 홈쇼핑만의 독특한 주문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 홈쇼핑은 방송이 진행되는 수십 분 동안 주문이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 인기 상품 방송이 끝난 직후에는 수천 건의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상품을 선별하고 포장해 출고하는 능력이 곧 고객 만족도와 직결된다.
과거에는 홈쇼핑 소비자들이 가격 경쟁력과 상품 구성에 주목했다면 최근에는 배송 서비스 수준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추세다.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이커머스에서 제공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와 자연스럽게 비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배송 지연이나 오배송이 반복될 경우 고객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자동화 설비와 물류 거점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경쟁력을 넘어 주문 처리 속도와 배송 품질이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한때 홈쇼핑 기업들의 경쟁 무대가 TV 화면 안에 있었다면 이제는 소비자 눈에 보이지 않는 물류센터 안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어떤 상품을 얼마나 싸게 판매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자동화 설비 도입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필수 투자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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