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업황 변동성이 더 큰 원인"···일각 정책 비판엔 선 그어"15조원까지 커질 줄 몰랐다"···'예탁금 3000만원' 수요 억제"투자 막는 것 아냐"···손실 감내 능력 맞춰 투자 문턱 강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에 금융당국이 "주된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출시 한 달 반 만에 시장이 예상보다 급격히 커지자 신규 상장 중단과 기본예탁금 3000만원 상향 등 고강도 보완책을 내놨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약 12조원 규모인 시장이 4조~5조원대로 축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16일 오후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변제호 자본시장국장 주재로 백브리핑을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방안을 설명했다. 이날 금융위는 신규 상품 상장 잠정 중단과 기본예탁금 상향, 괴리율 관리 강화 등을 담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변 국장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나타난 급등락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때문이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만으로 최근 시장 변동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국내 반도체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글로벌 메모리 업황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반복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측면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기간 마이크론과 키옥시아 등 해외 메모리 기업들의 변동성도 SK하이닉스보다 더 컸다"며 "리밸런싱이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가격이 하락할 때 추가 매수가 이뤄지는 역추종 거래는 오히려 가격 안정 효과를 가져오는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금융위는 시장 규모가 예상보다 빠르게 불어난 점은 인정했다. 출시 당시에는 시가총액이 15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고, 반도체 변동성과 투자 수요가 동시에 커지면서 투자자 보호 차원의 보완책 마련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는 기본예탁금 3000만원을 적용하면 현재 약 12조원 규모인 시장이 상품 출시 초기 수준인 4조~5조원대로 축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현금 기준 예탁금을 적용할 경우 시가총액이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시총 및 거래대금 감소 기대···배율 축소는 "비현실적"
금융위는 시장 규모 축소를 이번 대책의 핵심 성과 지표로 삼기로 했다. 대책 이후 시가총액 감소와 함께 거래대금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변동성완화장치(VI) 개선 등 추가 보완책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전문가들과 기술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변 국장은 "3000만원을 예탁한 뒤 2000만원을 매수했다면 이후 추가 매수를 위해서는 다시 현금 3000만원을 맞춰야 한다"며 "추가 매수 때마다 현금 기준 예탁금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투자자의 추가 매수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며 주식이나 채권 등 대용증권은 예탁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금융위는 기본예탁금 상향이 투자 자체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상품 도입 당시에도 기본예탁금과 사전교육, 신용융자 제한 등 안전장치를 마련한 금융위는 투자자의 손실 감내 능력에 맞는 진입 요건을 더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추가 규제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레버리지 배율 축소에는 선을 그었다. 변 국장은 "2배 상품을 1.5배로 낮추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국내만 배율을 낮추면 해외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할 수 있고 이미 상장된 상품의 배율을 변경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 재교육이나 선행 투자경험 요건 도입 등 투자자 진입요건 강화는 추가 논의가 가능하다"며 "현재 추진을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전문가와 투자자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언급했다.
매매단위 20좌로 확대···"투자 판단 더 신중해질 것"
시장 규모를 줄이는 것만큼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도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금융위는 유동성공급자(LP)의 종가 괴리율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다만 괴리율 관리 강화가 오히려 장 마감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변 국장은 "리밸런싱과 괴리율 관리는 주체가 다르다"며 "리밸런싱은 운용사가 수행하고 괴리율 관리는 LP가 담당하는 만큼 직접 충돌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중 괴리율은 대부분 1% 이내에서 형성되고 있다"며 "이번 대책은 종가 괴리율 관리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변 국장은 매매단위를 기존 1좌에서 20좌로 확대하는 이유도 자세히 설명했다. 변 국장은 "한 번에 더 큰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만큼 투자 판단을 신중하게 하는 효과를 기대한다"며 "원하는 만큼 잘게 쪼개 살 수 없기 때문에 투자 전 고민이 늘어나는 것이 정책 취지"라고 말했다. 20좌 미만을 보유한 기존 투자자에 대해서는 강제 매도를 요구하지 않고 증권사가 별도 매입 절차를 마련해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에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한 것에 대해서는 "이번 조치는 단일종목이라는 특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분산 효과가 없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같은 위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이어 "국내 상품이 없었다면 해외 레버리지 상품으로 더 많은 자금이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상품이 해외 투자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신규 상장은 당분간 중단된다. 금융위는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함께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