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AI 시대에 왜 못 오르나"···중소 보안기업, '상장 유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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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왜 못 오르나"···중소 보안기업, '상장 유지' 비상

등록 2026.07.31 07:09

유선희

  기자

코스닥 시총 300억 기준에 보안기업 '비상'자사주 매입·액면병합 등 기업가치 제고 총력글로벌은 AI 수혜인데, 국내는 저평가 늪

정부가 시가총액 기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제도를 강화하면서 국내 정보보안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사이버보안이 대표적인 수혜 산업으로 꼽히지만, 정작 국내 증시에서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상장유지 기준 강화의 영향권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부터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 기준은 200억원으로 상향됐다. 정부가 상장폐지 기준 강화 시점을 앞당기고, 기준도 상향한 결과다. 내년부터는 기준이 다시 300억원으로 높아질 예정이다. 시가총액이 일정 기간 이를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에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형식적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시가총액과 주가가 지나치게 낮은 한계기업을 시장에서 신속히 퇴출해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줄이고 증시에 대한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정보보호 업계도 남의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3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보안기업은 에스에스알·한싹·소프트캠프·지란지교시큐리티·싸이버원 등 11곳에 달한다. 이 중 에스에스알은 시총이 193억원대를 기록하며 현행 코스닥 상장 유지 기준에 미달하고 있다. 나머지 10개사는 현행 기준인 200억원은 웃돌고 있지만, 내년부터 적용되는 300억원 기준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휴네시온과 모니터랩, 시큐브, 소프트캠프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임원사​이기도 하다.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가치 부양을 통해 상장 유지 기반을 다지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올해 3~6월 총 17억8407만원을 투입해 자사주 57만6000주를 매수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했고,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시장과의 소통도 확대하고 있다. 에스에스알 역시 14억2204만원을 들여 자사주 37만2090주를 취득해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소프트캠프도는 5대 1 액면병합을 진행하는 등 저가주 이미지 개선을 추진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보안기업의 저평가 배경으로 내수 중심 사업 구조와 제한적인 해외 매출, 낮은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꼽는다. 국내 보안기업 대부분은 공공·금융권 중심의 내수 사업 비중이 높아 실적 변동성이 크지 않은 대신 폭발적인 성장 기대도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구독형(SaaS) 중심의 반복 매출 구조를 갖춘 글로벌 보안기업과 달리 프로젝트·구축형 사업 비중이 높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AI와 클라우드 보안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이 드문 점 역시 국내 보안산업의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받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부분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보안산업과는 달리 글로벌 보안산업은 핵심 성장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나스닥 상장사인 팔로알토네트웍스는 시가총액이 2560억달러(약 368조원)으로 시총 3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중이며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포티넷 등 글로벌 보안 기업도 수십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반면 국내 보안 대장주인 안랩의 시가총액은 5000억원대에 그치는 등 글로벌 시장과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보안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 인프라가 되고 있지만 국내 자본시장은 아직 보안기업의 성장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며 "성장성이 있는 기술기업까지 단순 시가총액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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