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 답 있다'···발로 뛰는 정의선, 글로벌 판 직접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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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 있다'···발로 뛰는 정의선, 글로벌 판 직접 짠다

등록 2026.08.03 14:44

황예인

  기자

튀르키예·브라질 등 핵심 거점 직접 방문전동화·공급망 재편 속 미래 기술 협력에도 주력"단순 수출만으로 한계, 현지화 전략 강화해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장 경영에 나섰다. 사진=현대차그룹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장 경영에 나섰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주요 생산거점을 잇달아 찾으며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중국 업체들의 공세, 전동화 전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핵심 생산기지의 경쟁력을 직접 점검하는 것은 물론 미래 기술 협력까지 챙기며 글로벌 대응력을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공장을 방문해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3의 양산 준비 상황과 품질을 직접 점검했다. 아이오닉 3는 현대차가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B세그먼트 전기차로, 이달 중순부터 튀르키예 공장에서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의 핵심 모델인 만큼 생산 체계와 품질 경쟁력을 직접 확인하며 현지 전략을 챙긴 것이다.

정 회장은 현장에서 "양산 초기부터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완성도를 확보해야 한다"며 "생산·품질·판매 전 부문에서 튀르키예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은 올해 들어 더욱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1월에는 중국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했고, 이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을 찾아 미래 모빌리티와 인공지능(AI) 기술 동향을 직접 점검했다. 이후 인도를 방문해 현대차 첸나이공장과 푸네공장, 기아 아난타푸르공장을 둘러보며 현지 생산과 성장 전략을 살폈다.

하반기에도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남미 순방에 동행해 브라질 생산기지를 점검한 데 이어 곧바로 튀르키예로 이동해 유럽 핵심 생산거점을 찾았다. 남미와 유럽을 연이어 오가며 글로벌 생산 전략을 직접 챙기는 행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단순한 현장 방문 이상의 의미로 해석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전동화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역별 생산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핵심 시장을 직접 찾아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최근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도 정 회장의 현장 경영을 재촉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역별 맞춤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글로벌 행보는 생산 현장을 넘어 미래 기술 협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 출장 과정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접점을 넓히며 AI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자동차 산업 변화에도 대응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지금까지 이어온 고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기지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협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정의선 회장의 현장 중심 경영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현지 생산 확대와 기술 고도화까지 동시에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며 "현대차·기아도 단순한 수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지역별 생산과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의선 회장의 행보는 생산 현장을 점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화 전략을 한층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며 "부품 조달부터 생산, 판매까지 현지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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