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정신아·김도영···카카오 '새 판' 짠 김범수의 '복심'은 누구

ICT·바이오 인터넷·플랫폼

정신아·김도영···카카오 '새 판' 짠 김범수의 '복심'은 누구

등록 2026.08.24 17:12

정단비

  기자

AI는 정신아·투자는 김도영···두 축으로 재편합류 1년 만에 X 수장···재무·투자 전문가 김도영김범수의 선택 받은 두 사람···새 카카오 이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사업을 전담할 카카오AI와 투자회사로 거듭날 카카오X 등 독립된 두 개 회사로 분할을 예고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새 체제를 이끌 인물로 낙점한 이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와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이다. 정 대표에게는 카카오AI를, 김 대표에게는 카카오X를 맡기고 두 사람을 새 카카오의 전면에 세웠다.

특히 시장에서는 김 대표의 발탁 배경에 시선을 모은다. 카카오에 합류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인적분할로 탄생할 카카오X를 이끄는 중책을 맡으면서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AI(신설법인)와 카카오X(존속법인)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로 결정됐다.

인적분할은 오는 12월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1일 완료된다. 카카오는 이후 내년 1월27일 카카오AI 재상장 및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지금의 카카오는 서로 독립된 두 회사로 나뉘게 된다.

창사 이래 가장 대대적인 구조 변화다. 이번 결정은 비대해진 조직 구조로 인해 더뎌진 의사결정, 각기 다른 성격의 사업들이 한데 묶인 '복합기업 할인' 등을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AI가 불러오고 있는 급격한 경영 환경 변화가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카카오 입장에서도 AI 시대에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베팅을 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 내부에서도 지금의 구조로는 AI 시대에 민첩하게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이에 경영진들이 여러가지 안을 두고 고민해왔고 지금의 인적분할을 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과거 5년간 카카오 이사회의 비경상적인 의사결정 가운데 약 85%인 23건이 자회사 관련 사안이었다. 최근 1년간 내부 투자심의기구에 올라온 32건의 안건 중에서도 84%가 자회사 관련 안건으로 집계됐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 등 핵심 사업을 이끌어가는 곳이지만 정작 자회사 관리에 발목이 잡혀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얘기다.

김 창업주가 카카오를 둘로 쪼개는 결정을 내린 이유다. 김 창업주의 베팅은 정 대표와 김 대표에게로 이어졌다. 앞으로 새로운 카카오를 열어갈 수장들로 이들을 등용하면서다.

정 대표의 경우 이미 지난 2024년 3월부터 카카오를 이끌며 경영 능력을 검증한 인물이다.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해 147개에 달했던 계열사 가운데 비핵심 사업들을 정리해나가면서 현재 92개까지 다이어트에도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정 대표는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해 2기 체제를 시작했고, 인적분할을 통해 탄생할 카카오AI 대표이사에도 내정됐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광고·커머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에이전틱 AI 시대의 차별화된 이용자 경험과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AI 코어 컴퍼니(AI Core Company)'로 성장해 나간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 대표에게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카카오의 AI 전환을 이끌고 이를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김 대표의 발탁 배경에는 그가 오랜 기간 쌓아온 재무·투자 분야 전문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카카오 내부에서 성장했다기보다 금융·재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외부 인사다. 삼성증권 IB본부에서 15년간 근무한 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지난해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을 겸임하며 그룹의 투자 전략을 담당했다. 김 대표가 걸어온 길은 카카오X가 앞으로 맡게 될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

카카오X는 테크핀(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콘텐츠(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모빌리티(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 구성된다. 카카오X는 기존 핵심 사업군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고, 동시에 신규 사업 발굴 및 혁신기업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해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가 재무·투자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향후 신사업 발굴과 투자, 계열사 가치 제고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신아 대표에게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 사업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김도영 대표에게는 기존 계열사의 성장과 신사업 발굴·투자를 맡긴 셈"이라며 "김범수 창업주가 두 회사의 성격과 향후 과제에 맞춰 각각 적임자를 전면에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