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K뷰티 호황 비켜간 오에라···한섬 '패션 성공 공식' 왜 안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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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호황 비켜간 오에라···한섬 '패션 성공 공식' 왜 안 통했나

등록 2026.09.01 15:24

양미정

  기자

패션 고객, 화장품 영역서는 연결 한계더현대서울 등 매장 철수, VIP 전략 변화온라인·홈쇼핑 강화로 소비자 접점 확대 중

오에라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크림. 정가 125만원. 사진=오에라오에라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크림. 정가 125만원. 사진=오에라

한섬이 자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의 조직과 판매망을 재정비하고 있다. 일부 백화점 매장을 철수하고 전담 인력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과 홈쇼핑으로 유통 채널을 넓히는 방식이다. 한섬은 사업 철수가 아니라 효율화라는 입장이지만, 패션에서 쌓은 고급화 전략을 화장품에 접목한 첫 비패션 신사업이 출시 5년 만에 확장보다 수익성 관리에 무게를 두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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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한섬이 자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의 조직과 판매망을 재정비

일부 백화점 매장 철수, 전담 인력 축소

온라인과 홈쇼핑 등 유통 채널 확대에 집중

배경은

오에라는 한섬이 1987년 창립 이후 처음 선보인 비패션 자체 브랜드

2020년 클린젠코스메슈티칼 지분 51%를 약 100억원에 인수해 자회사 편입

2021년 오에라 출시, 이후 지분 100% 확보

스위스 연구진 협업 원료, 특허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 적용

일부 제품 가격 100만원 이상

숫자 읽기

더현대 대구 매장은 4월, 더현대서울 매장은 6월 각각 영업 종료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에서는 판매 지속

2024년 10월 이사회에서 한섬라이프앤 흡수합병 결정, 2025년 1월 합병 완료

맥락 읽기

패션 고객을 화장품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데 한계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비슷한 가격대에서 경쟁

대표 제품과 브랜드 인지도 부족이 백화점 중심 전략의 부담 요인

오프라인 고정비 부담, 매출 부진에 따른 점포 효율화 조치

향후 전망

상품군별로 판매 채널 분리해 사업 지속

백화점에서는 고가 스킨케어로 럭셔리 이미지 유지

홈쇼핑과 온라인몰에서는 샴푸, 선쿠션 등 대중 제품 판매 확대

고정비 낮추고 브랜드 유지 전략

1일 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최근 오에라를 운영하는 뷰티사업팀의 인력을 줄였다. 더현대 대구 매장은 지난 4월, 더현대서울 매장은 6월에 각각 영업을 종료했다. 다만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에서는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오에라는 한섬이 1987년 창립 이후 처음 선보인 비패션 자체 브랜드다. 한섬은 2020년 기능성 화장품 기업 클린젠코스메슈티칼 지분 51%를 약 100억원에 인수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같은 해 회사명을 한섬라이프앤으로 바꾸고 이듬해 오에라를 출시했다. 이후 한섬라이프앤 지분을 100%까지 확보했다.

한섬은 스위스 화장품 연구진과 협업해 개발한 원료에 특허받은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을 접목했다. 독자 성분 '크로노 엘릭서'를 앞세워 일부 제품 가격을 100만원 이상으로 책정했다. 타임과 시스템 등 고가 패션 브랜드를 키운 경험에 현대백화점 계열 유통망과 한섬의 우량고객(VIP)을 결합해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패션에서 통했던 성공 공식은 화장품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한섬의 기존 패션 고객을 오에라 고객으로 끌어오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킨케어는 의류보다 기존 제품의 사용 경험과 브랜드 신뢰가 구매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신생 브랜드인 오에라는 라메르와 시슬리 등 오랜 역사와 인지도를 갖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비슷한 가격대에서 경쟁해야 했다.

가격을 뒷받침할 대표 제품과 브랜드 인지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점은 백화점 중심 유통 전략의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계열 유통망을 활용해 주요 점포에 입점했지만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현대서울과 더현대 대구 매장 철수 역시 매출 부진에 따른 점포 효율화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K뷰티의 성장 방식과 다른 전략을 택한 점도 오에라의 외형 확대를 어렵게 했다. 해외에서 성장한 K뷰티 브랜드들은 합리적인 가격과 뚜렷한 효능을 앞세워 아마존과 틱톡숍 등 온라인 채널에서 대표 제품을 빠르게 확산시켰다. 반면 오에라는 국내 백화점과 초고가 스킨케어에 집중했다. K뷰티의 성장 흐름을 타기보다 설화수와 글로벌 명품 화장품이 장악한 시장에 신생 브랜드로 뛰어든 셈이다.

한섬은 지난해부터 오에라의 비용 구조를 본격적으로 손질했다. 2024년 10월 이사회에서 오에라 운영사인 한섬라이프앤의 흡수합병을 결정하고 2025년 1월 합병을 완료했다. 회사가 공시한 합병 목적은 '경영 효율성 제고'였다. 독립 법인을 본사에 흡수한 데 이어 올해 조직과 매장까지 조정하면서 사업의 무게중심을 외형 확장보다 효율 개선으로 옮기고 있다.

앞으로는 상품군에 따라 판매 채널을 나누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백화점에서는 고가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럭셔리 이미지를 유지하고 홈쇼핑에서는 샴푸와 선쿠션 등을 판매한다. 온라인몰도 함께 강화해 백화점 밖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힌다. 오프라인 고정비를 낮추면서도 고가 제품과 대중적인 제품의 판매 채널을 구분해 브랜드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섬 관계자는 "일부 매장 철수와 조직 조정은 오에라 사업을 중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백화점에서는 고급 스킨케어를, 홈쇼핑과 온라인에서는 샴푸와 선쿠션 등을 판매하는 채널별 전략을 통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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