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퇴직연금 4조원 쓸어담은 증권업계···이번엔 '개인국채'로 고객몰이

증권 투자전략

퇴직연금 4조원 쓸어담은 증권업계···이번엔 '개인국채'로 고객몰이

등록 2026.09.01 17:20

이자경

  기자

개인국채 10·20년물 DC·IRP 편입···안전자산 선택지 확대판매 증권사 5곳 연금 적립금 두 자릿수 성장세실물이전 활성화에 상품·서비스 경쟁력 중요성 커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증권업권으로 4조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된 가운데 9월부터 개인투자용 국채까지 퇴직연금 투자 대상에 포함된다. 안전자산 선택지가 확대되면서 상품 라인업을 둘러싼 증권사들의 연금 고객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확정기여형(DC)·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통해 10년물과 20년물 개인투자용 국채에 투자할 수 있다. DC·IRP는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전체 적립금의 70%로 제한돼 있어 일정 부분을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운용해야 한다.

9월 발행 물량 가운데 퇴직연금에서 투자할 수 있는 10년물은 1100억원, 20년물은 650억원이다. 표면금리는 각각 4.415%, 4.570%이며 0.35%포인트의 가산금리가 추가된다. 만기 보유 시 누적 세전 수익률은 10년물 약 59.3%, 20년물 약 161.3%다.

4조원 몰린 증권사 퇴직연금···KB·미래에셋 성장 두각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형 개인국채 판매에 참여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5곳이다.

금감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비 2분기 DC 적립금 증가율은 KB증권이 33.5%로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증권 29.7%, 삼성증권 28.8%, 미래에셋증권 27.8%, NH투자증권 25.7%가 뒤를 이었다. IRP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24.4%로 가장 높았고 삼성증권 23.1%, 한국투자증권 22.9%, KB증권 22.5%, NH투자증권 21.3% 순이었다.

DC 적립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KB증권은 DB형에서 DC형으로의 전환 확대와 실물이전을 통한 자금 유입을 적립금 증가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KB증권에 따르면 실물이전을 통해 유입된 적립금은 전체 계약이전 적립금의 약 3분의 2 수준이다.

KB증권 관계자는 "DC제도 전환 확대와 함께 증권사로의 머니무브가 이어지면서 실물이전을 통한 고객 자금 유입도 적립금 증가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며 "ETF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증권사로 금융기관을 변경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말 IRP 적립금은 22조5418억원으로 증권업계 최대 규모다. 기존 개인국채 전용계좌를 통해 개인국채를 판매해온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DC·IRP에서는 안정적인 퇴직연금 장기 운용자산의 하나로 개인투자용 국채를 편입하려는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퇴직연금에서 개인투자용 국채 판매가 처음 시작되는 만큼 실제 고객 수요와 판매 규모는 9월 시행 이후 청약 결과와 고객 반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안전자산 선택지 넓지만···장기 만기·유동성은 부담

개인국채가 증권사들의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 구도를 좌우할 정도의 변수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10·20년의 장기 만기와 중도환매 제약을 고려하면 예금 등 기존 안전자산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실물이전 이후 증권사들의 경쟁 영역은 개별 상품 확보를 넘어 자산관리 서비스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ETF·TDF 등 실적배당형 상품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반 자산관리와 포트폴리오 추천 등 가입자의 운용을 지원하는 서비스 경쟁도 중요해지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물이전이 활성화될수록 상품 라인업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지만 실제 사업자 선택에서는 상품 경쟁력뿐 아니라 수익률·수수료·플랫폼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본다"며 "개인국채 판매 여부만으로 큰 차별화가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안전자산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퇴직연금 고객 확보 경쟁의 보조적인 경쟁력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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