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기아, 상반기 R&D 3.9조···이익 줄어도 미래차 투자 '정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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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상반기 R&D 3.9조···이익 줄어도 미래차 투자 '정공법'

등록 2026.09.02 15:32

황예인

  기자

소프트웨어·친환경 분야에 집중 투자신기술 경쟁 심화, 글로벌 시장 압박 대응정부의 AI·로봇 등 미래산업 지원 호재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급감이라는 실적 악화 속에서도 4조원 가까운 연구개발(R&D) 비용을 집행하며 미래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공법'을 선택했다. 당장의 비용 절감보다는 중장기 기술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2일 현대차·기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양사의 올 상반기 R&D 합산 비용은 3조8971억원이다. 전년 같은기간(3조9628억원)보다 1.7% 소폭 줄었다. 기아가 1조5082억원으로 11.7% 줄어든 반면 현대차는 2조3889억원으로 오히려 6% 늘며 전체 투자 규모를 떠받쳤다.

주목할 점은 영업 실적과 R&D 집행의 명확한 온도 차다. 올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5조3656억원, 4조8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5%, 16.3% 감소했다.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 감소 폭만 무려 2조7780억원에 달한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음에도 R&D 집행액 감소 폭이 1.7%(657억원)에 그쳤다는 점은 비상 경영 상황에서도 미래 기술 투자를 비용 삭감 대상에서 철저히 제외했음을 보여준다.

양사의 R&D 투자 확대는 글로벌 기술 경쟁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완성차 업계의 경쟁 구도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발 빠르게 핵심 기술을 확보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해서다.

실제 시장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로 가격 경쟁을 주도하는 동시에, 테슬라는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미래차 시장의 눈높이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R&D 투자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배터리 ▲SDV·인포테인먼트 ▲친환경 소재 ▲차량 편의·내장 부품 등으로 R&D 범위를 넓히고 있다. 완성차 제조 역량을 키우는 것을 넘어 '피지컬 AI' 기반의 테크 기업으로 완전히 체질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같은 전략에 맞춰 그룹은 향후 연구개발 역량을 더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그룹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선언한 바 있다. 이 가운데 R&D에만 38조5000억원을 배정하며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에 무게를 실었다.

정부가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 보폭을 넓히는 점도 현대차·기아에 호재다. 정부가 집중 육성하는 인공지능(AI)과 첨단 로봇, 차세대 모빌리티 등의 분야가 그룹의 신사업과 맞닿아 있는 만큼 향후 관련 기술 개발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업계 기대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실적 부진에도 R&D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당장의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무게를 두겠다는 움직임"이라며 "개별 기업의 투자만으로 생태계 구축이 어려운 분야에서 정부 지원이 더해지면 기술 상용화 속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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