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제개편안 한 달...강남권 "팔아달라 사정" vs 강북권 "매물품귀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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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안 한 달...강남권 "팔아달라 사정" vs 강북권 "매물품귀 현상"

등록 2026.09.03 16:19

서현진

  기자

정책 변화에도 지역별 온도차 뚜렷강북 마포·노원·성북은 매물 급감, 가격 상승강남3구, 다주택자 세금 부담에 매물 쏟아져

서울 서대문구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서현진 기자서울 서대문구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서현진 기자

8·3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 한 달, 서울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로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보유세·양도세 개편이 예고되면서 강남 3구에서는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의 매도 문의가 쌓이고 있지만, 정작 매수자가 없어 거래가 멈췄다. 반대로 마포·성북·노원 등 강북권에서는 매물 자체가 자취를 감추어 오히려 가격이 뛰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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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은 강남과 강북에서 상반된 흐름을 보임

강남 3구는 매도 문의 급증, 강북권은 매물 품귀와 가격 상승세

강남 3구: 매도 문의만 늘어

다주택자 세부담 강화로 강남 3구 매도 문의 증가

매수자는 거의 없는 상황, 거래가 멈춤

서초구는 매도 문의가 가장 많고, 저렴한 매물만 일부 거래

송파구는 매물과 수요 모두 적고, 재개발 이슈로 빌라 매수 흐름 일부 존재

강북권: 매물 품귀, 가격 상승

마포·성북·노원 등 강북권은 매물 부족으로 가격 오름세

다주택자 비중 낮아 세제개편 영향 적음

실수요자 매수세 집중, 젊은 세대 매수 증가

한 달 사이 2000만~3000만원 상승 사례도 등장

세제개편 주요 내용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 12억원 유지

실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 12억원→14억원으로 상향

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과세 강화

양도세 중과 2027~2028년 한시 완화

지난 8월 이재명 정부는 실거주 여부와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발표 당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이 담겼으나 여론 반발이 이어지자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현행 수준인 12억원으로 되돌리기로 했다. 실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는 원안대로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늘었다. 3주택 이상이나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단계적으로 80%까지 오르는 등 고가·다주택 보유에 대한 과세는 상대적으로 강화되는 흐름이다. 동시에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기 쉽도록 조정대상지역 양도세 중과는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해 '보유는 불리하게, 매도는 쉽게' 시장 환경을 만들었다.

3일 방문한 강남권·강북권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시장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강남권은 매도 문의만 쌓일 뿐 매수자가 붙지 않는 반면, 강북권은 오히려 매물이 자취를 감추며 가격이 뛰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롯데캐슬트윈골드 아파트 단지. 사진=서현진 기자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롯데캐슬트윈골드 아파트 단지. 사진=서현진 기자

강남구는 매도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 강남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을 팔겠다는 고객은 많지만 매수자 자체가 없다"라며 "지난달 매매된 물건도 종전 거래가보다 4억 정도 낮게 이뤄졌을 정도로 버티다 못해 하나씩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초구는 강남3구 중 매도 문의가 가장 많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초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을 팔아달라고 사정하는 고객이 많고 근저당을 끼고서라도 팔고 싶다고 하더라"며 "문제는 매수자들이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 거의 없는 수준이다. 비싼 아파트들은 못 팔아서 안달이고, 저렴한 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는 상대적으로 급매 비중이 낮았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도 없고 수요자도 없는 상황"이라며 "보통 거래가가 10% 빠지면 급매라고 하지만 그런 매물은 10개 중 1개꼴이며 대부분은 제값 받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이 인근이 재개발 이슈가 있어서 겸사겸사 매수하려는 고객은 가끔 있고 아파트가 비싸니 상대적으로 싼 빌라를 전세 끼고 매수하자는 흐름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길음뉴타운6단지래미안 아파트 단지. 사진=서현진 기자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길음뉴타운6단지래미안 아파트 단지. 사진=서현진 기자

반면 강북권에서는 매물 품귀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었다. 특히 마포·성북·노원 등 강북권의 경우 다주택자 비중이 낮아 세제개편안의 영향권에서 비껴나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까지 몰리면서 매물 자체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는 아예 없고 급매라고 나온 것도 실거래가 수준이며 그마저도 실거래가보다 더 높게 내놓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 인근에서 가장 저렴한 매물이 25억2000만원인데 대출은 4억밖에 나오지 않으니 매수자들도 선뜻 나서질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곳은 다주택자가 많지 않아서인지 세금 문제에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고 다주택자들의 경우에도 세금 내고 물건은 내놓지 않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성북구에서도 매물 품귀 현상은 마찬가지였다. 성북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이 이 지역 매물을 세컨드 주택으로 갖고 있긴 하지만 종부세 이슈는 강남만 해당되고 여기는 아니다"라며 "물건은 없어지고 있는 가운데 젊은 신혼부부 등 매수자는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격 상승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근 매물이 한 달 사이에 2000만~3000만원이 올랐고 어제 온 고객은 5000만원이 올랐다고 하더라"며 "보통 그걸 '지각비'라고 표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시장에서는 급매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려야 물건이 쌓일 것"이라며 "과거에는 3040세대가 집을 샀지만 최근에는 노원이나 성북 같은 곳은 더 젊은 세대들이 매수하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노원구도 성북구와 사정이 비슷했다. 노원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가 나오는 건 강남 얘기고 여긴 해당이 안 된다"며 "시세가 저렴하니 매수자는 많지만 요즘에는 매물이 있어도 시세가 오르는 추세다 보니 매도자들도 팔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매도자는 더 오를 걸 기대하며 물건을 거둬들이고, 매수자는 급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려고 하다 보니 그게 또 분쟁이 돼 매물이 보류되는 상황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서울원아이파크아파트 현장. 사진=서현진 기자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서울원아이파크아파트 현장. 사진=서현진 기자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세제개편안이 강남과 강북의 온도차를 좁히고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 부담 확대가 단기적으로 거래를 위축시킬 수는 있지만,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집값 상승 흐름을 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강화하면 거래가 줄면서 가격 변동성을 일부 낮출 수 있지만, 세제만으로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거나 안정시키기는 쉽지 않다"며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고가 주택 시장도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에는 가격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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