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대만 노조, 찬성률 99%로 파업 결의···영업익 15% 요구국내 반도체 업계, 성과급 타결 뒤에도 사업부·직군 갈등 확산실적 연동 보상제 확산···성과 배분 놓고 노노갈등 격화
국내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불씨가 바다 건너 대만으로 옮겨붙었다. 미국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 노조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를 본보기로 내세우며 전격 파업을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성과급 협상을 끝낸 국내 기업도 상황은 온전치 않다. 보상 규모와 지급 방식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노조 내부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이익은 급증했지만 성과를 나누는 방식을 둘러싼 갈등은 국내외에서 확산하고 있다.
21일 외신과 재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대만 타오위안 공장 노조는 22일 하루 동안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성과급 불만이 노사협상에서도 해소되지 않자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7일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에서는 찬성률이 99%를 웃돌며 조합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노조의 핵심 요구는 명확하다. 기존 인센티브 지급제도(IPP)가 회사의 이익 증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산정 기준도 불투명하다며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는 상시 이익공유 제도를 도입해 달라는 것이다. 지급 주기 역시 연간에서 분기별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론 노조가 직접 비교 대상으로 지목한 곳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지난해 국내 경쟁사들이 실적 연동형 성과급 체계를 잇따라 마련하자 마이크론 직원들 사이에서도 실적에 비례해 명확하게 보상을 나누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로 마이크론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6 회계연도 매출은 1331억8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5배 이상 불어났고 영업이익은 993억4000만달러로 10배 이상 폭증했다. 회사는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나 직원들에게 돌아오는 몫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번 파업이 진행되는 타오위안 공장은 D램을 주로 생산하는 핵심 거점이다. 당장은 하루 동안의 경고성 파업인 데다 최대 생산기지인 타이중 공장 노조가 협상을 이어가고 있어 즉각적인 대규모 생산 차질은 불확실하다. 다만 타이중 노사협상마저 결렬될 경우 24시간 가동되는 반도체 공정 특성상 설비 유지보수와 공정 관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마이크론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결정력과 공급 협상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고객사의 선제적 물량 확보 수요를 자극해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노사 간 성과급 협상을 일단락 지었으나 이번에는 직원들 간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한 '노노갈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총파업 직전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하며 DS(반도체) 부문에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다. 생산 차질 위기는 넘겼지만 반도체 실적이 크게 개선된 DS부문과 가전·스마트폰을 담당하는 DX(가전·모바일) 부문 간 보상 격차가 벌어지면서 내부 불만이 커졌다.
이러한 갈등은 내년도 임금협상을 앞두고 노조 간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DS부문 중심의 독자 교섭 방침을 세운 반면 동행노조는 DX 직원들의 소외를 막기 위한 공동교섭을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성과급 일부를 현금 대신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식을 두고 진통을 겪었다. 진통 끝에 현금과 주식 비중을 50대 50으로 조정한 수정안이 가결됐으나 이 과정에서 기존 노조 체제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새로운 통합노조가 출범하는 등 조직 재편이 진행 중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합의가 해외 경쟁사 노조의 요구 기준으로까지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상당하다"며 "국내에서는 성과급 협상이 끝난 뒤에도 노조 간 분열과 조직 재편이 이어지고 있고 해외에서는 같은 문제로 파업까지 예고한 만큼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호황 속에 있는 반도체 기업들의 변수가 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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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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