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스튜어드십 코드부터 베어허그까지...압박 커지는 저PBR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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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부터 베어허그까지...압박 커지는 저PBR 기업

등록 2026.11.02 16:44

노영현

  기자

기관 역할 확대·공개매수 이사회 의견 표명 의무화 추진베어허그 연내 도입···스튜어드십코드 개정 내년 시행"실효성 확보하려면 이행점검·소액주주 보호 강화해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저PBR 기업의 기업가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주주 관여를 확대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에 이어 공개매수 제안에 대한 이사회 의견 표명을 의무화하는 한국형 베어허그 도입이 추진 중이다.

이는 기업의 자발적인 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동시에 시장의 감시와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제도가 실제 기업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철저한 이행점검과 소액주주 보호 등 실질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튜어드십 코드 제대로 이행 안 하면 참여 기관에서 빠져야"

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기관투자자의 저PBR 기업에 대한 주주 관여를 촉진하는 내용의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과 더불어 이행점검을 통해 모범사례를 발굴‧확산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자산운용사·보험사 등 기관투자자가 타인의 자산을 맡아 운용하는 '집사'로서의 책임(수탁자 책임)을 다하도록 요구하는 행동원칙으로 국내에는 2016년 12월 처음 도입됐다.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는 지난 7월 27일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으며 다음해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주요 내용은 ▲적용 자산군 확대 ▲ESG와 지속가능성 요소 반영 ▲수탁자 책임 활동 범위 확대 ▲협력적 관여활동 반영 ▲이행점검 명문화 등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만으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노종화 경제개혁연구소 변호사는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의 방향성은 맞다고 보고 있지만 이행점검 결과가 미흡한 기관에 대한 후속 조치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며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면 참여 기관에서 빠지도록 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력적 관여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를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5% 룰(대량보유 보고 의무)'"이라며 "의결권 공동 행사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될 수 있는 시행령을 정비해야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도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경영권 보호를 이유로 기관투자자의 주주 관여를 제한하는 순간 제도의 취지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며 "스튜어드십 코드의 이행 여부를 ESG 평가기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거래소나 금융당국 등 시장 관리 주체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베어허그, 경영진 책임 강화 수단으로 작용"

공개매수에 대한 이사회 의견 표명을 의무화하는 '한국형 베어허그'는 연내 도입이 목표다. 9월 3일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됐으며 지난달 27일 국회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달 중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관련 법안이 심사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베어허그가 기업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동시에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에서도 저평가된 기업에 대한 인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면 경영진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부동산이나 현금 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높이지 못하는 기업에는 강력한 경영 개선 압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 "기업 스스로 자산 활용과 주주환원 정책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어허그의 실질적인 압박은 인수 성사 여부보다 공개매수 제안 가격과 이에 대한 이사회의 판단 근거가 시장에 공개된다는 데 있다"며 "일반주주들이 기업의 저평가 여부와 이사회의 대응을 평가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어허그와 의무공개매수가 연계되어 설계되고 상증세법 개정안까지 통과되면 최대주주의 주주가치 제고 유인도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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