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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회사채 투기하다 쪽박찬다

동양그룹 회사채 투기하다 쪽박찬다

등록 2013.10.01 15:00

수정 2013.10.01 15:37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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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유동성 위기 빠진 동양그룹 회사채 사고 있어회사채 가격 폭락하자 투기성 자금 몰려전문가 “계열사별로 사정 다르지만 시장 가치 무시한 투자”

동양그룹의 5개 계열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 그룹이 해체 위기에 처한 가운데 동양 일부 계열사의 회사채 거래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

대부분 회생 가능성을 보고 들어온 투기성 거래인데 전문가들은 이번 동양그룹의 경우 부도 위험이 높아 투자금을 몽땅 날릴 수 있고 만약 기업이 회생해 변제가 된다고 해도 몇 년이 걸릴 지 알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말리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하지 않은 계열사 중심으로 회사채가 8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심지어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의 회사채도 거래되고 있다.

동양증권 회사채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9년 12월에 발행해 오는 2015년 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증권78’의 9월27일 거래량은 6억6860만원이었으나 9월30일에는 14억290만원으로 나타났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 동양 회사채도 여전히 거래되고 있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되는 주식과 달리 일반 회사채는 원칙상 거래가 계속될 수 있다. 전날 '동양260'의 거래량은 6470만원으로 집계됐다. 매매가격은 전 거래일(4000원)보다 1200원 하락한 2800원이었다.

이날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시멘트 회사채도 거래가 활발했다. 올해 6월 말에 발행해 2015년 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동양시멘트18’의 지난달 30일 현재 거래량은 24억3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거래일인 9월27일의 6억410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럽게 동양 계열사 회사채 거래량이 늘어난 이유를 향후 동양그룹의 회사채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의 단기매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반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그룹의 회사채 거래가 성공한 경우가 일부 있었지만 이번 동양 그룹의 경우는 예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일단 “시장에 맡기겠다”는 시그널을 준 것은 재계 순위 30위권 후반인 동양 그룹이 무너져도 경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본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두산이나 STX그룹은 정부가 시장에 맡기겠다는 얘기를 안했다”며 “재계 순위가 30위권이라 경제에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회사채 투자자들이 개인들에게 몰려 있어서 금융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에서 지금 동양 그룹 계열사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은 큰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계열사마다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동양 그룹의 대부분 계열사가 자산대비 부채가 너무 커서 회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오 연구원은 “자산대비 부채비율이 350%를 넘어가면 회사가 회생을 못한다”며 “동양은 이런 점에서 법적인 책임을 져야하고 부도가 날 가능성이 높아 채권자들은 돈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투자증권 임정민 연구원도 “역사적으로 봤을 때 회사 회생하면 변제율이 70에서 80%가 나왔다”며 “그러나 몇년에 걸쳐 변제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양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은 시장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

뉴스웨이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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