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건설부문, 부산 대연3 공사비 인상 반대 조짐에 사업지연 으름장

비대위, 공사비 증액 총회 반대···조합장 해임 발의

조합 "공사비 협상 당시 현 비대위 소속 조합원이 협상단 절반 차지"

한화 "흔한 조합 내 갈등···착공 전 공사비 증액은 일반적"

한화가 대연3구역(반도보라재건축) 조합원들에게 보낸 공문. 사진=독자제공

부산 대연동 반도보라를 재건축하는 '대연3구역 재건축정비사업'이 조합 내 갈등을 겪고 있다. 가칭 대연3구역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조합의 후분양 결정과 시공사와의 공사비 증액 협상에 대한 불만을 갖고 조합장을 해임하겠다고 나선 탓이다. 한화는 조합장을 교체하더라도 추가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옛 한화건설) 최근 대연3구역 조합원들에게 김승모 대표이사의 명의로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조합을 두둔하고 비대위를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조합 집행부를 교체하면 사업지연과 공사비 증액 등이 일어났던 '둔촌주공 사태'와 유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뉴스웨이가 입수한 공문 원본에는 "비대위에서 주장하는 조합장 교체 시 시공사와 재협상(하겠다는 것)은 허위사실로 법적 챔일을 물을 수 있다"라면서 "시공사는 대화와 협상을 조합원을 대표하는 조합장 및 이사‧대의원과 함께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화가 조합원들에게 공문을 발송한 것은 최근 비대위가 공사비 증액에 반대하면서 조합장과 상근이사에 대한 해임총회를 발의했기 때문이다. 앞서 대연3구역 조합은 한화와 공사비 증액을 협의했고 이달 내 조합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그런데 일부 조합원이 조합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비대위를 결성하고 공사비 증액 총회 전에 조합장을 해임하겠다고 나선 것.

한화는 착공 전에 물가상승 등을 반영해 공사비를 재조정하는 것을 일반적인 사례라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공사에 돌입하면 공사비 변경이나 설계변경 등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착공 전 그간 변동된 물가 등을 반영해 공사비를 조정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공사비 갈등은 표면적인 이유이고 조합 내 갈등이 본질적인 이유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조합은 비대위과 조합장과 집행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조합원들 선동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 협상 때 총 8명이 참석했는데 그중 4명이 현재 비대위 소속이다. 같이 협상을 해놓고 이제 와서 모든 것이 조합의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조합장과 집행부의 실수로 인해 피해가 생겼다고 주장한다. 비대위 관계자는 "앞서 신탁 문제 등으로 선분양을 할 수 있었던 사업을 후분양으로 진행하게 됐고, 착공이 늦어지면서 공사비까지 증액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포레나부산대연(반도보라재건축) 조감도. 사진=대연3구역 조합

한편, 대연3구역은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 455-25번지 일대 1만2538㎡의 반도보라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2018년 11월 한화(당시 한화건설)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재건축 후에는 지하 2층∼지상 24층 규모, 6개동, 총 368가구 규모 아파트 '포레나 부산대연'과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부경대학교와 남천중학교와 맞닿아 있고 부산지하철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과 직선 약 350m로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