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번 양적완화 추가 축소에 대한 영향은 미미한 편이지만 신흥국 수출비중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함께 높아지고 있는 분석이다.
2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합동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 주요 안건은 FOMC 추가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해 후속 내용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미 양적완화 추가 축소는 글로벌 금융시장내에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글로벌 자금 이동을 가속화해 신흥국 통화약세와 자본유출 등 시장불안이 재연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FOMC 발표 이후 신흥국 국채금리는 상승세를 나타냈고 아르헨티 등 일부 취약국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해외IB들도 신흥국 금융위기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바클레이는 “미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감소는 기초체력이 약한 취약 신흥국 불안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FOMC 회의를 앞두고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은 주식시장 변동율이 심했고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등은 통화절상폭이 심각했다. 1월 중 아르헨티나 절상폭은 18.7%에 달했고 브라질은 2.1%, 터키는 4.8%를 나타냈다.
문제는 이같은 금융위기 상황이 신흥국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브자질, 터키, 남아공은 물론 헝가리와 폴란드도 환율공포를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1일(현지시간)자 지면을 통해 경제기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경제체력이 양호한 헝가리와 폴란드 통화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위기가 이제 일부 취약국가를 넘어 신흥국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헝가리 포린트화는 유로화와 비교하면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로르웨이 크로네화와 캐나다 달러화도 미 달러와 비교하면 3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자금 이탈 현상도 심각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일 분석기관인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 러시치 집계를 인용해 FOMC 앞둔 지난다 29일까지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22억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첫째주 자금 이탈 규모는 13억18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셋째주에 접어들면서 24억2900만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또 지난달 마지막 주에는 무려 63억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채권펀드 역시 지난달 총 46억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다른 신흥국보다는 차별화되는 여건이 많다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신흥국에 집중된 수출 전반을 볼때 산업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지난해 수출액에서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인도, 멕시코, 이집트, 터키, 우즈베키스탄, 브라질 등 10개 신흥국이 차지하는 41%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10개 신흥국 중에서는 유동성 위기 대응능력이 양호한 국가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에 불과했고 이집트와 터키는 윧동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과 달리 위기에 강한 체질일 수 있겠지만 수출 등이 집중됐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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