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여 판매점 피해액 2조원
“우리가 언제 가격 결정할 권리를 요구한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보조금을 올려달라고 한 적있습니까. 오히려 우리는 안정된 시장을 바라는 마음밖에 없었는데 영업정지로 생계를 내려놓아야 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안명학 전국이동통신유통협의회장의 말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이동통신3사의 대규모 사업정지가 시작된 13일 서울 종로구 소재 보신각 앞에서 영업정지를 철회하라며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 광주 등 지방 곳곳에서 몰려온 약 15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해 보신각 앞을 가득 메웠다.
안 회장은 대리점들이 보조금 대란을 조장한 것도 아닌데 억울하게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안 회장에 따르면 이번 영업정지 중 발생하는 전국 5만여개 매장의 피해액은 월 1조1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 매장당 피해액은 한달 기준 1000만원~2000만원으로 매장에서 근무하는 청년 근로자 20만명의 고용시장이 흔들리는 수준이다.
여기에 영세 액세서리 업체의 파산은 물론 금융권의 단기, 장기 대출로 운영되는 소형 상인의 파산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안 회장의 설명이다.
실제 한 대리점주는 “당장 판매점들이 뻔히 굶어죽을 것을 알면서도 영업정지를 강행했다”며 “잘못된 보조금 정책을 바꾸고 판매점들이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줘야지, 왜 우리가 굶어죽어야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안 회장은 “봄이 왔는데 영업정지로 봄 같지가 않다”며 “협회는 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가시밭길이 나타나더라도 뚫고 나아가 우리 힘으로 봄을 만들어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성실하게 자기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부산, 광주에서 왜 여기까지 올라왔겠느냐”며 “밑에서 뼈 빠지게 기계를 판 것 밖에 없는 소상공인들은 다 죽이고 잘못된 처벌로 재벌들 배만 불리는 이 처벌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은 또 “보조금정책이 잘못이라면 그것을 고쳐야 할 것이고 지금 현행법상 그것이 잘못이라면 그걸 잘못한 사람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과징금을 확 올리든지 우리 국민들의 통신료를 내리든지 이런 방식으로 잘못된 사람들에게 처벌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20만이 넘는 여러분들과 연관 산업까지 위축시키는 이 처벌에 대해 국회가 나서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역시 “증권사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영업정지로 인해 모두가 손해를 보는데 이동통신3사는 오히려 이익을 본다”며 “잘못은 통신재벌 3사가 저질렀는데 그 피해는 중소상공인들과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이 고약한 제도와 관행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번 집회 후에도 정부에 영업정치 철회를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서명운동을 전개해 정부와 정치권에 피해보상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영업정지기간 동안 발생하는 모든 제반비용의 부담은 소상인들을 생계와 직결되는 부분으로 정지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급감은 골목상권의 몰락으로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며 “영업정지로 발생되는 손해에 대한 구제책 마련 촉구와 함께 실질적 정책을 통한 손실보상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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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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