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대모’ 배우 박정자가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와 마주한 소감이다.
1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동숭교회 지하에서는 연극 ‘나는 너다’(연출 윤석화)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안중근·안준생 역의 송일국, 조마리아 역의 박정자, 김아려 역의 배해선을 비롯해 연출가 윤석화 작가 정복근이 참석해 수벽치기 시연과 기자간담회 열고 작품에 대해 전했다.
이날 박정자는 “우리가 몰랐던 안중근의 가족사를 통해 나라의 영웅을, 그 때의 나라를 잃었던 아픔을 이 작품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감동이 배가 되어 돌아오리라 믿는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윤석화 연출이 처음에 같이 하자고 했을 때 안중근 어머니 역은 나 밖에 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기에 함께 한다고 답했다”며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조마리아 같은 어머니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 삼둥이 아빠 송일국, 안중근·안준생으로 분하다
세 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 아빠로 잘 알려진 송일국은 안중근과 안준생으로 분해 1인2역에 나선다. 아버지와 아들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고통스런 삶을 심도 있게 풀어낼 전망이다.
초연에 이어 합류한 송일국은 “다들 잘 아시는 영웅 안중근과 아들 안준생, 1인 2역을 맡았다"고 소개하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사실 안중근 의사 아들 안준생이 이토 히로부미의 위패를 봉안한 박문사에서 사죄하는 등 친일행위를 벌인 사실을 초연 때 희곡을 받고 알았다”며 “이토 히로부미의 차남 이토 분키치를 만나 사죄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이 커서 공연을 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다”고 무거운 표정으로 털어놨다.
그러면서 송일국은 “그럼에도 희곡을 보고 이것은 해야 한다고 느껴 첫 연극임에도 1인 2역에 용기를 내서 도전했다”고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전했다.
안중근의 아내 김아려 역을 맡은 배우 배해선 역시 작품에 대한 고뇌를 털어놨다. 배해선은 “어떤 작품을 할 때 보다 가슴이 아팠다”면서 “김아려 또한 여인으로서 한 남자의 사랑을 받으며 평범하게 살고 싶은 꿈이 있었겠지만 기꺼이 독립운동에 참여하는 강한 여인”이라고 배역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안중근 장군을 보내준다고 했을 때 남편의 수의를 입혀 보내주는 장면이 나온다. 연기 할 때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큰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배해선은 송일국과의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배혜선은 “송일국과는 서로 많은 말을 안해도 교감이 잘 된다. 말로 이렇다 저렇다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도와줄까’ 하는 마음으로 연습에 임했다”고 회상했다.
◇ 그들의 무대는 뜨겁다···대한의군 느끼고자 자비로 중국 行
송일국은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대한의군의 이해하기 위해 자비를 들여 중국을 방문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예정된 스케줄로 10일 넘게 빠졌어야 했는데 연출님께서 결단을 내려서 모든 배우들이 다같이 동행했다. 10일씩 빼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항일 유적지 백두산 고구려 유적지 다 보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당시, 작품의 감동과 그 느낌이 묻어났다. 이번에 사실 의군들 5명이 새로 들어왔는데 그 친구들은 그 느낌을 몰라서 다시 5박 6일동안 갈 계획이다”고 말하며 열정를 드러냈다.
박정자 역시 이 “송일국을 따라서 백두산 방문 당시에 하얼빈과 블라디보스톡 등을 다녔다. 그렇게 다니며 절절했던 나라의 소중함을 느꼈다. 이 마음으로 연극을 해보니 결코 호락호락한 작품이 아니더라”고 느낀바를 전했다.
◇ 그 누구도 아닌 나와 너의 이야기
이날 기자간담회는 일반 연극의 프레스콜과는 달리 다소 무거운 공기 속에서 열렸다. 작품에 대한 배우들의 적잖은 고뇌가 느껴졌다. 배우들은 입을 모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하면서도 작품을 통해 풍성해진 마음가짐을 전하며 애착을 드러냈다.
작품에 대해 배해선은 “무엇보다 이 작품이 좋은 이유는 역사의 한 장면이라 생각한 것들이 여정을 통해 나의 이야기가 됐다는 것이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공연을 보신 분들은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나는 너다’는 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나의 이야기이고 너의 이야기일 것”이라 작품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배우가 아닌 연출로서 작품에 참여한 윤석화는 “저 혼자서는 다시 이 작품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 작품을 포기하기엔 현실의 어려움 때문에 버리기에는 밤새 만주 벌판을 달리는 기차 안에서 우리는 시를 읽었고 그 쓸쓸한 가슴들을 봤고 마음이 뜨거워졌고 안중근 장군이 가기 전 마지막 사진을 보고는 그 끈을 놓을 수 없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극 '나는 너다'(부제 : 살기 위해 죽으리라)는 안중근 의사 서거 105주년을 기념해 오는 11월 27일부터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연극적 상상력과 함께 안중근 의사의 가족사를 풀어놓는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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