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업계는 이달초 1600억원대 취·등록세 환수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소송을 벌였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현재까지는 시장에서는 영향은 없지만 자칫 시장 전체에 발목이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상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월 기준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대비 280%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펀드 신규 설정액은 지난해 5월 1329억원 보다 증가한 505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부동산 시장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주택저당증권(MBS),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 간접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여준다.
간접투자의 증가는 자산운용사들이 오피스텔 등 부동산 직접 투자의 대체 투자수단이다. 수익률이 적정 수준 보장되는 채권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설정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같은 높은 성장세를 보여온 상황에서 세금폭탄소송이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세금폭탄이 문제가 아니라 현재 부동산펀드가 조세특례제한법법에 적용을 받지 못한다면 투자가 위축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안전행정부와 지자체 유권해석이 엇갈리면서 빚어졌다. 지난 2011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부동산펀드는 지난해까지 국내 부동산 취득세를 감면 받았다. 정부가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취득세 4.6% 중 30~50%를 감면해줬던 것이다.
그러나 안전행정부가 자본시장법과 조세특례법상 감면 규정과 어긋난다며 100여개의 부동산펀드가 받은 취득세 1600억원을 재부과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됐다.
서울행정법원 1심 판결에서는 KB, 이지스, 하나, 아주, 아쎈다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지자체를 상대로 낸 부동산 취득세 부과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기구 등록은 금융감독원의 수리 시점 기준, 부동산 취득이 그 이전이면 조세특례제한법상 감면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시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자산운용사들은 다른 입장이다.
부동산펀드 취득세 감면에 대해 사전에 금융당국과 지자체 유권 해석을 받은 상황이라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부동산펀드 세금폭탄 법적공방은 1심 판결이 내달로 대거 연기됐다. 이는 자산운용사의 변론 요청에 따라 이례적으로 연기된 상황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 국내 부동산펀드시장에 위축될 수 있다”면서도 “지자체가 승소하면 운용사는 펀드 수익자와 분쟁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향후 법적 공방의 결과에 따라 부동산펀드 시장 증가세가 가속화될지 축소될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최은화 기자 akacia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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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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