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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삼성 사장단 회의, 핵심 키워드는 ‘미래 준비’

반환점 돈 삼성 사장단 회의, 핵심 키워드는 ‘미래 준비’

등록 2015.06.25 09:17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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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높은 미래 시장 대응력 제고 위해 미래 사회 인프라 관련 ‘열공’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전경. 사진=삼성그룹 제공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전경. 사진=삼성그룹 제공

매주 수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의 모임인 ‘삼성 사장단 협의회(이하 사장단 회의)’가 올해의 반환점에 다다랐다.

삼성그룹은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에서 각 계열사 사장급 임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올해 1월 7일 첫 회의 이후 24번째 열리는 회의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위대함의 DNA’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인류 사회는 꾸준한 자기 반성과 성찰을 통해 발전한다”는 것이 이날 강연의 핵심 주제였다. 공교롭게도 지난 23일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메르스 확산 관련 대국민 사과 기조와 연계되는 모습이었다.

삼성 사장단 회의는 설과 추석, 하계휴가 기간(7월 마지막 주·8월 첫 주), 법정공휴일(전국 단위 선거일 포함)을 뺀 모든 수요일 아침 8시에 각계각층의 저명인사 중 1명이나 그룹 계열사 사장 1명을 강사로 초빙해 강의를 듣고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의 모든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하는 사장단 회의가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삼성이 현재 모습으로 구색을 갖추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관계사 사장 회의’라는 이름으로 매달 한 번 회의를 열었다는 것이 시초 격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반기와 연말 행사로 회의를 진행했으나 2000년부터는 매주 수요일 아침에 회의를 열고 있다. 오너 일가는 이 회의에 불참한다. 고 호암 이병철 창업주는 회의 결과만 따로 청취했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은 회의에 들어오지 않아왔다.

사장단 회의의 핵심 코너는 ‘강연’이다. 강연의 주제와 강사의 정체는 삼성이 현재 시점에서 어느 분야에 경영 초점을 맞추느냐를 엿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강연의 주제와 강사를 정하는 일은 삼성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주로 맡고 있다.

올 2월 한 달간은 백재봉 삼성안전환경연구소 부사장,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 전동수 삼성SDS 사장 등 내부 인사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그 외 나머지 21차례의 강연에서는 외부 저명인사가 연단에 올라 삼성 계열사 사장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했다.

초빙된 강사는 대부분 국내외 대학의 교수들이다. 외국인도 있었다. 지난 4월 15일 강연을 진행한 이만열 경희대 교수는 국적이 미국인이다. ‘태양의 서커스’ 공동 창업자인 캐나다 출신 질 생크로와 수석부사장도 지난 5월 20일 강연을 진행했다. 생크로와 부사장은 유일한 비(非)학계 강연자였다.

매달 진행되는 강연의 주제도 조금씩 변했다. 연초에는 올해 사회와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이 주된 주제였다. 3월부터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미래 사회 인프라에 대한 전망과 대안, 미래 경영에 대한 전략과 가치관 변화 등이 주제로 등장했다.

특히 사용자 경험(UX)으로 보는 미래, 저성장 시대 대응 전략, 미래의 디자인, 비즈니스 분석과 미래 경영 등의 주제는 삼성이 당면한 미래 상황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의논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삼성의 사장단 회의 강연 주제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은 삼성이 직면하고 있는 그룹 안팎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실질적인 그룹 지배가 사실상 시작됐고 이 부회장 중심의 체제에서 새로운 도전과 미래 시장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미래 환경을 미리 공부해야 하는 처지다.

무엇보다 삼성이 사물인터넷 등 일부 미래 산업 분야의 대응이 글로벌 톱 브랜드보다 약간 뒤처진다는 지적이 있었고 미래 상황 대비를 위해서는 더 강력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강연이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강사와 강의 주제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사회 안팎의 주요 현안 등을 감안해 강의 몇 달 전에 정하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삼성 안팎의 상황에 강의 주제를 대입해서 정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이처럼 미래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기업이 직면한 미래에 불확실성이 많다는 증거”라며 “다른 기업도 이같은 형태로 미래 전략에 대한 공격적인 연구와 의논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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