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세상을 떠나 낯선 한국 땅으로 온 외국인들. 단순 여행이나 일시적으로 머물다 떠나는 것이 아니라 취업, 학업, 결혼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 사회에서 정착해서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생 생한 리얼 적응 스토리 '이웃집 찰스'. 정규 편성 후 6개월 순항중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KBS2 '이웃집 찰스' 기자간담회가 열렸 다. 이 자리에는 안성진PD, 한석준 아나운서와 로버트 할리, 사유리를 비롯해 아노(프랑스), 숨(코 트디부아르), 마흐무드(우즈베키스탄), 샤넌(프랑스) 등 출연진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 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함형진 KBS 교약국장은 "이 프로그램은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고 타인을 보는 창이다 "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웃집 찰스'를 통해 문화의 다름이 틀리지 않음을 알리고자 한다. 머물것이냐 떠날것이냐 갈등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라면서 "동대문 DDP 앞에 가방(모형) 세트장이 있는데, 그곳은 이 땅에 정착하고 싶은 외국인들, 이방인들의 안식처다. 정착하고 싶은데 힘든 이야기 물어보고, 듣고 할 수 있는 장(場)이인데, 이런 곳이 10개는 더 마련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우리 사회의 이면, 진정한 교감
'이웃집 찰스'는 한국에 정착해서 살고 있는 외국인의 좌충우돌 적응 과정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방인 학교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안성진PD는 "지난해 추석 파일럿 3부작으로 시작해 반응이 좋아 올해 1월 정규 편성됐 다"면서 "그 동안 30여 명의 주인공 사연을 방송했다. 국적과 종교 인종은 서로 다르지만 그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 흑인이나 이슬람교에 대한 차별적인 요소가 많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소감을 밝 혔다.
이어 안 PD는 "주인공으로 결정되면 평균 3주 정도 밀착해서 촬영한다. 직업이나 직장 주변 인물들 이 모두 노출된다"면서 "주인공들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그들의 고민을 따 라가다 보면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과 마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우리와 다른 가치관이나 문화, 습관 등을 가진 이방인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 방식들이 흐뭇하기도 하지만 때론 부끄럽다. 결국 '이웃집 찰스'는 이방인을 통해 한국 사회 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가끔 '사회 고발 프로그램이 아니냐'고 말하기도"고 덧붙였다.
출연자 섭외 기준에 대해 묻자 안성진PD는 "전통적으로 기존 매체, 이터넷으로 검색. 저희 출연자 는 거의 못 찾는다.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 외국인 커뮤니티 찾아. 일대일로 대화 하면서 섭외. PD와 작가들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웃음) 영어로 사전 인터뷰 진행. 4-5번 미팅.
주인공을 정할 때 캐릭터를 본다. 본인에게 매력이 있는가, 시청자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부분을 본 다. 두 번째가 스토리.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려면 삶이 적합한지 살펴본다. 그것을 찾아 내는 것이 성공의 기준이 되고 있다.
6개월 살아남는 비결 "트렌드 빨리 바뀌고 있다. 한 두달 만에 바로 없어지는 것이 최근 트렌드. 경쟁 치열하고 계속 파일럿 프로그램 만들고 있다. 그 속에서 살아 남는 것이 중요하다. 비결이라 면 새로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외국인 접근하는 소재와 방식, 세트 등이 달랐다는 피드백이 온다.
◆ 한국 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 고군분투
'이웃집 찰스'는 올해 1월일 첫 방송 이후 6개월의 시간동안 방송되면서 꾸준한 인기를 모았다. 그 이면에는 외국인들의 한국 정착과 한국인의 이방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큰 도움을 선사했다.
화곡동에서 크레페 가게를 운영해 화제를 모은 프랑스인 아노는 "처음 가게 오픈했을떼 화곡동에 비즈니스 하는 외국인은 처음이라 매우 바빴고 그래서 재미있었다"면서 "'이웃집 찰스' 나와서 연예인은 아니지만 꾀 알려진 사람이 되서 일이 무척 바빠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노는 "프랑스 갈 계획이 있다. 프랑스 다녀온 뒤 합정에서 가을쯤 정통 프랑스 식당 오픈 할 예정이다. 브론타뉴 스타일의 식당이다. 밤에는 레게 파티도 할 것이다"라고 식당 홍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영국인 가수 샤넌은 "가수 데뷔 했을때 호칭이나 인사 등 예의범절 지키는 것이 어려웠다. 선배님, 선생님, 오빠 등 호칭 구분하는 것 너무 어렵더라"면서 "(노래)연습할 시간 조차 없을 정도로 예의범절 배우는 시간에 할애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샤넌은 "그런데 이 프로그램 하면서 예의범절 제대로 배우고 익숙해 졌다면서 "요즘은 친한 언니가 F(X) 엠버 언니다. 한참 선배님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팁 많이 알려주셔서 친해졌다. 반면 말 안걸어 본 분들은 다 어렵다"고 덧붙였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일하는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숨은 "노량진 시장에서 일하는데, TV 나오기 전부터 유명인이었다. 그런데 '이웃집 찰스' 나온 덕분에 가족들까지 모두 알려졌다. 이웃에서 가족들 안부 물어봐 준다. 은행이나 가게 가면 친절히 잘 해준다. 가게 사장님도 더 잘해준다"고 방송 전후 바뀐 상황을 밝혔다.
또 우즈베키스탄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마흐무드는 "한국에 5년 살았다. 한국에 좋은 사람 많은 것 알게됐다. 한국 사람, KBS, 제작진에게 감사를 전한다. 무슬림에게 한국에서 사는 것 힘들다. 하지만 지금은 적응되고 무슬림 이해해 주는 사람들 많아져 좋아졌다"고 밝혔다.
◆ 개인별 맞춤 미션, '재미+감동' 다 잡는다
'이웃집 찰스'는 나라, 인종, 종교, 직업 등의 틀에서 벗어나 내 이웃의 인간적인 교감을 느끼고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교양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웃음과 재미를 간과할 수 없는 법. 이에 대해 안성진PD는 "교양국에서 제작하나 보니 프로그램 접근하는 방식이 예능국과 다르다. 웃음이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전형적인 다큐멘터리적인 접근을 통해 감동을 자아낸다"고 말했다.
이어 안 PD는 "그런데 지금은 재있고 유쾌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해 지고있다. 때문에 외국인들의 삶이 심각하고 갈등도 많지만 심각하게만 보여주면 무겁기 때문에 유쾌하게 풀어 내고자한다"면서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연예인 패널을 초대한다거나 주인공 선정할 때 재미있는 요소를 가진 분을 섭외해 예능적인면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넘쳐나는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이웃집 찰스'가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 궁금했다. 이에 대해 안성진PD는 "새로움"이라면서 "외국인을 접근하는 소재라던지 그걸 접근하는 방식, 세트 같은 뭔가 시청자들의 피드백이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을 보신분들이 출연진들의 뒷얘기를 궁금해 한다. 가을 운동회, 소풍 이벤트를 마련해 출연자 뒷얘기도 담아 볼 예정이다"라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일반인이면서 외국인 출연자들이 주인공인만큼 에피소드도 많을 터. 이에 대해 로버트 할리는 "아 쉬웠던 점 얘기 하면 안되겠지예"라고 말해 웃음을 자냈다.
그러면서 로버트 할리는 "다른 프로그램과 다른점은 주인공이 바로 이분들이라는 점이다. 한국에 살아가는 외국인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다른 방송과 다르다. 이들을 통해 이들을 돕는 프로그램이 라는 점에서 좋다"면서 "이미 주변에 외국인들이 많다. 그들은 대부분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 어 한다. 열심히 해서 이분들 도와줘야 겠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안성진 PD가 "쿠바 배구선수 시몬이 출연했을때, 스페인어 통역을 해야 했는데 통역기가 고장났다. 그래서 무전기로 통역했다"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홍미경 기자 mk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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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mkho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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