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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경영권 분쟁 유발, 중국사업 어떻길래?

롯데家 경영권 분쟁 유발, 중국사업 어떻길래?

등록 2015.10.19 16:47

수정 2015.10.19 16:50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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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2004년 신동빈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본격 시작신동주 “중국사업 1조 손실 신격호 총괄회장에 보고 안해 격노”28일 재판 앞두고 중국사업에 대한 의견 엇갈려 쟁점으로 떠올라

사진=최신혜 기자사진=최신혜 기자


오는 28일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재판을 앞두고 롯데그룹의 중국사업이 이를 촉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신동주 회장 측이 신동빈 회장이 중국사업 실패를 덮기 위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어 롯데그룹의 중국사업이 롯데가(家) 집안싸움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국면 맞은 왕위쟁탈전=지난 16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을 맞았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34층의 관리를 놓고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집무실 쟁탈전’을 벌인 것이다.

당시 신동주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통고서 등을 바탕으로 집무실 관리를 인수인계 하겠다고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 측과 마찰이 생겼다. 특히 신 총괄회장은 직접 기자들과 만나 “한일롯데그룹을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찬탈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곧바로 브리핑을 통해 맞섰다.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회협력단장(롯데슈퍼 총괄사장)이 직접 나와 “신동주 회장이 고령의 총괄회장을 앞세워 논란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들은 롯데그룹 업무보고로 또 다시 부딪혔다. 신동주 회장 측은 롯데그룹에 업무보고를 요청했고 롯데그룹은 ‘월권’ 행위라며 이를 거부했다. 또 현재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은 양측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롯데家 경영권 분쟁 유발, 중국사업 어떻길래? 기사의 사진


◇경영권 분쟁의 ‘핵’으로 떠오른 중국사업=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그룹의 중국사업이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4년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본격 추진했다. 신동빈 회장이 당시 경영정책본부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인도네시아(VRICI) 중심의 신규 투자를 시작했다.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리아 등의 동시 진출을 시도했다. 중국에는 유통을 비롯해 식음료·케미칼·물류 등 거의 대부분의 계열사가 상륙했으며 동남아시아 지역은 식음료를 시작으로 유통 부문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롯데그룹 글로벌 경영의 핵심은 해외 초대형 복합단지 조성이다. 식품·유통·건설·서비스 등 롯데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여러 계열사가 함께 해외에 진출할 기반을 만들겠단 심산이었다. 2014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문을 연 롯데센터하노이와 중국 선양에 조성 중인 복합단지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4년간 롯데그룹은 중국과 홍콩 등에서 1조원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롯데그룹 주요 상장사인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의 중국 및 홍콩 법인들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총 1조151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롯데마트의 부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월마트, 까르푸 등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 중국 진출이 늦어지면서 대도시에서 롯데마트가 자리를 잡지 못했다. 또 중소도시에서는 물류센터와 매장 확보 등에서 어려움이 생기면서 손실이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의 중국법인은 상반기 총 88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손실이 축소됐으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롯데제과 중국법인의 상반기 공장 가동시간은 556시간으로 가동가능 시간(2520시간)의 22%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사실상 중국 제과시장 진출에 실패한 것으로 보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신동빈 회장이 2011년 전후로 롯데쇼핑 회사채 발행으로 약 7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수치는 그룹 전체 회사채 발행금액 중 40%에 달하는 수준으로 대부분이 중국과 베트남지역 사업에 투입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동주·동빈 엇갈린 의견, 진실은?=이에 따라 28일 열리는 재판과 앞으로의 경영권 분쟁에서 중국사업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7월 신 총괄회장은 중국사업 손실을 보고하지 않은 신동빈 회장을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신동주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렸으며 지난 8일에도 신동주 회장은 이 문제를 재차 언급했다.

특히 신동주 회장은 소송과 함께 그룹 계열사에 대한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는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신동주 회장은 “이번 가처분 신청은 롯데그룹 경영 상황을 확인하는 차원”이라며 “신동빈 회장의 중국 비즈니스 관련 회계 장부와 관련서류 일체에 관해서 열람등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SDJ코퍼레이션의 고문을 맡고 있는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역시 신동빈 회장이 중국 사업 실패를 덮으려고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롯데그룹 측은 “중국사업은 신 총괄회장이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보고됐다”며 신동주 회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신동빈 회장의 측근인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도 기자들을 직접 만나 “롯데그룹의 경영 현황을 날마다 보고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4년 이상 계속된 적자를 모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28일 열리는 재판은 신동주 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 3건 중 하나로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의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다. 또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이정호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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