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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볼모로···롯데家 왕위쟁탈전 막장드라마(종합)

아버지를 볼모로···롯데家 왕위쟁탈전 막장드라마(종합)

등록 2015.10.16 20:24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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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신동빈, 아버지 신격호 집무실 놓고 꼴사운 ‘집무실 쟁탈전’ 벌여아버지 전면에 내세운 신동주, 비난 피할 수 없어재계, 이번 사태로 반(反)기업 정서 다시 나타날지 우려

사진=최신혜 기자사진=최신혜 기자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아버지를 볼모로 한 왕위쟁탈전으로 치닫으며 막장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16일 오후 롯데호텔서울 34층에 위치한 자신의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롯데그룹을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찬탈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과 기자들의 만남은 이날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리를 인수하려는 시도를 한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만나게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이며 이뤄졌다.

신동주 회장은 이날 오후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리를 인수인계 하겠다고 공식 선포했다. 신 총괄회장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15일 자 통고서(16일 정오 내용증명 발송)에 따라 집무실 관리를 맡겠다는 것이다.

통고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요구하는 6개 사항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에 대한 감시를 즉각 중단하는 것은 물론 집무실 직원 교체와 CCTV 철거, 통신 및 방문 방해 중단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 측은 같은 날 오후 1시 이 통고서를 신동빈 회장 측에 전달하려고 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 측에서 통지서 수령을 거부했으며 이에 신동주 회장은 오후 3시께 신동빈 회장에게 통고서 내용 이행과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집무실 관리를 인수인계하겠다는 통지서를 재차 보냈다.

이후 오후 4시경 집무실에서는 집무실 관리를 둘러싸고 신동주 회장과 롯데그룹 측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인수인계를 위해 신 총괄회장의 동생 신선호 산사스 회장,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 등과 함께 호텔을 찾은 신동주 회장과 롯데그룹 관계자들 사이에 마찰이 생긴 것. 특히 SDJ코퍼레이션이 집무실에 배치된 신동빈 회장 측 직원들을 신동주 회장 측 경호원들로 바꾸려고 하는 과정이 문제가 됐다.

한 차례 소동 후 이 자리에 있는 기자들은 사실 확인을 위해 신동주 회장에게 신 총괄회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신동주 회장이 이를 받아들였고 신 총괄회장이 직접 얘기를 하게 된 것이다.

기자들을 마주한 신 총괄회장은 “내가 후계자는 장남이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걸 반발하겠다. 지(신동빈 회장)가 후계자 되겠다고 하면 그건 한국풍습 일본도 그렇지만 장남이 후계자인건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특히 신 총괄회장은 롯데 경영과 관련해 “차남이 찬탈한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은 지금까지도 문제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 후계자가 누가 되는 거 그런 거 나는 아직 10년 20년 일을 할 생각이다. 장남이 후계자인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에 맞섰다.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회협력단장(롯데슈퍼 총괄사장)이 직접 나와 신동주 회장의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관리 인수 시도와 관련된 공식 브리핑을 진행했다.

소 총괄사장은 “롯데는 고령의 총괄회장의 신변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제3자의 출입을 통제했을 뿐이다. 신동주 회장 측이 가족 외 확인되지 않은 제3자를 대동하고 출입하면서 인터뷰와 회장님 명의의 문서를 만들고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고령의 회장님을 이용해 분쟁과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 소 총괄사장은 “CCTV 감시 역시 수년 전 총괄회장의 지시로 설치된 것이며 신 총괄회장을 정신이상자로 매도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신동주 회장이 고령의 총괄회장을 앞세워 논란을 조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사건은 양 측 모두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며 마무리 됐지만 롯데그룹, 특히 신동주 회장은 아버지를 볼모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간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주총과 소송 등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신 총괄회장을 전면에 내세워 꼴사나운 공방을 시작한 꼴이다. 또 신동빈 회장 역시 사실 확인이 필요하지만 신동주 측의 통고서 등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롯데그룹 사태를 재계가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집무실 쟁탈전’이라는 소동으로 재계는 갈수록 길어지는 롯데가(家)의 경영권 분쟁을 염려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되면서 자칫 반(反)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현재 재계의 중론인 것이다.

모 대기업 관계자는 “막장 드라마와 같은 이번 싸움은 롯데는 물론 우리 기업 전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롯데그룹을 비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국내 기업 중에서 가장 비판적인 평을 듣고 있는 롯데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보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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