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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공룡간 치열했던 ‘시내 면세점’ 쟁탈전

[2015 유통업계 결산⑤]유통 공룡간 치열했던 ‘시내 면세점’ 쟁탈전

등록 2015.12.19 09:31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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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신라면세점이 들어서는 용산 아이파크몰과 한화갤러리아 63면세점이 들어서는 63빌딩. 사진=각사 제공HDC신라면세점이 들어서는 용산 아이파크몰과 한화갤러리아 63면세점이 들어서는 63빌딩. 사진=각사 제공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면세점’을 둘러싼 유통 대기업간 경쟁이 치열했던 해였다. 전통적으로 유통산업 성장을 이끌어온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침체기를 맞은 가운데 면세점 사업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8조3000억원을 기록해 전년(6조8300억원)에 비해 21% 증가했으며 올해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국내 면세시장 총 매출 가운데 절반가량인 4조3500억원을 서울 시내 면세점 6곳에서 발생했다.

이에 내로라 하는 유통 대기업들은 모두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전에 뛰어들었다. ‘오너 경쟁’으로 불릴 정도로 면세점 유치를 위해 그룹 오너가 전면에 나서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경쟁률 7대1’ 신규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전=7월에는 신규 시내 면세점을 둘러싼 ‘1차 면세 대전’이 벌어졌다.

올해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추가 수요를 고려해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을 추가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대기업이 모두 참여 가능한 일반 입찰 2곳, 중소중견기업만이 가능한 제한경쟁까지 총 3개 사업자를 뽑았다.

대기업에 할당된 2개 사업권 입찰에는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이랜드,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한화갤러리아,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 SK네트웍스 등 무려 7개의 대기업이 참여했다.

최종 승자는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였다. HDC신라면세점은 용산 아이파크몰을 입지로 정하고 세계 최대 도심형 면세점인 ‘DF랜드’를 콘셉트로 해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한화갤러리아는 여의도 63빌딩을 입지로 정하고 한강과 여의도 일대의 관광 인프라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HDC신라면세점은 오는 24일, 갤러리아 63면세점은 28일 문을 열 예정이다.

무려 14대1의 경쟁률을 뚫은 중소중견기업 면세 사업자로는 하나투어, 로만손, 토니모리 등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에스엠면세점이 선정됐다. 에스엠면세점은 종로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에 면세점을 연다.

신세계 서울 면세점이 들어서는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두산 면세점이 들어서는 두타. 사진=각사 제공신세계 서울 면세점이 들어서는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두산 면세점이 들어서는 두타. 사진=각사 제공


◇후유증 컸던 2차 면세점 대전=11월에는 연말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2차 면세대전’이 이어졌다. 사업권을 지켜야 하는 롯데, SK는 물론 빼앗아야 하는 신세계, 두산까지 기존 사업권을 둘러싼 경쟁이라는 점에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됐다.

신세계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의 후속사업자로 선정되며 7월에 이어 ‘재수’ 끝에 서울 입성에 성공했다. 신세계는 7월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후 사업 계획서를 수정해 재도전하면서 마침내 사업권을 획득했다.

두산은 SK네트웍스 워커힐 면세점 사업권의 후속 사업자로 선정됐다. 소비재 사업을 모두 접었던 두산은 면세점을 통해 유통업에 재진출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세계 면세점은 남대문 신세계 본점에, 두산 면세점은 동대문 두산타워에 들어선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소공점 수성에는 성공했지맍 연매출이 5000억원에 이르는 월드타워점을 잃었다. SK네트웍스는 하나뿐인 워커힐 면세점을 내주면서 면세 사업을 사실상 접게 됐다.

◇특허제도 개선 등 논란·후유증 커=이처럼 뜨거운 경쟁 끝에 면세점 시장이 보다 활발해지면서 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신규 사업자가 등장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롯데·신라의 시장 점유율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새로운 사업자들이 지역 경제와 한국 관광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만큼 신규 투자도 활발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다만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제도 개선 문제, 사업권 수성에 실패한 기존 사업자의 매장 폐점 문제 등 큰 후유증을 남겼다.

11월 면세점 입찰전이 한창이던 지난 10월부터 정부는 TF를 구성해 면세점 제도개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수수료 100배 인상으로 이익 환수, 독과점 참여 제한, 사업자 선정방식 경매제 도입 등 관련 법안이 줄줄이 제기된 상태다.

심지어 기존사업자가 사업권 선정에서 탈락해 고용 불안 등이 발생하자 2년전 개정됐던 내용까지 번복하는 내용의 법안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국내 면세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기는커녕 제동을 걸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수십년간 영업해온 매장의 문을 닫아야 하는 롯데와 SK의 고민도 크다. 양사는 재고처리, 고용승계 등을 위해 관세청에 특허의제기간을 신청해 사업권 만료 후에도 일정기간 영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내년에도 면세점을 둘러싼 전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4월에는 김포공항 면세점 특허가, 2017년 12월에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특허가 만료된다. 또 정부가 시내 면세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신규 특허를 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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