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력 자산 매각과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은 과제선박 중심 영업전략, 경영정상화 노력 이어간다면 회복 가능성도
새해를 맞아 흑자 달성을 선언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올 한 해 글로벌 경기불황을 뚫고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성립 사장은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2016년에는 공사 중인 해양 프로젝트의 적기 인도와 명확한 비용주체(Cost Ownership) 제도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반드시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겠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5월 대우조선으로 돌아온 후 8개월여를 보낸 정성립 사장 입장에서는 올해 실적 개선이 절실하다. 침체된 회사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은 물론 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지원받는 만큼 외부의 시선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손실의 여파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4조5000억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했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4분기 실적 역시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적자를 피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간 회사 차원에서도 당면 위기 극복을 위해 마련한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해왔다.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재편과 각종 비용 절감에 신경을 기울여왔고 임직원이 참여하는 41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를 결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위험요인이 조선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대우조선도 올해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우조선은 비핵심 자산 처분과 관련해 자회사 FLC와 일부 지분, 헬기 2대 외에는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다동에 위치한 본사 빌딩의 경우 지난해말 매각이 성사되는 듯 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불발됐다. 또한 당산 사옥과 마곡지구 부지, 해외 자회사 등의 매각은 여전히 과제로 남겨뒀다.
여기에 아프리카, 미주지역 선주와 체결한 드릴십 총 4척에 대한 인도가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미뤄지면서 올해도 힘겨운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본사 빌딩은 올 상반기 내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어 다시 준비해도 늦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인도 지연에 대해서는 현장 일정이 빡빡한 가운데 공정에 숨통이 트이면서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으며 인도를 지연한 것이 오히려 계약 취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을 보는 업계의 시선도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올해 약 10척의 해양플랜트 인도가 예정돼 있는데다 채권단의 자금 지원으로 긴박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수주잔량 1위를 지키고 있는 것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우조선은 올 2016년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낮춰 잡는 대신 LNG운반선을 비롯한 친환경 선박 등 상선 위주의 영업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달 세계 첫 ‘천연가스 직분사 추진 방식 LNG운반선’의 해상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만큼 새해에는 실적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조선업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회사 차원에서의 경영정상화 활동을 이어나간다면 올해는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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