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경찰이야. 너네 크로캅 알아?”
배우 김정태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출연 작품마다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들었던 그는 영화 ‘잡아야 산다’에서 명불허전 코믹 연기로 관객을 빵빵 터뜨린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잡아야 산다’(감독 오인천) 주연배우 김정태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잡아야 산다'는 잘나가는 CEO이자 쌍칼 승주(김승우)와 매일 허탕만 치는 강력계 허탕 형사 정택(김정태)이 겁 없는 꽃고딩 4인방에게 중요한 그것을 빼앗기면서 벌어지는 예츨불허 추격전을 담은 코미디 영화다.
김정태는 인터뷰 당시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안색이 좋지 않았다. 영화에 대한 적지 않은 부담감에 눌려있는 듯 했다. 지독한 인후염에 시달렸다는 그는 사흘동안 꼼짝도 안했다고 했다. 수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긴장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김정태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러나 인터뷰가 시작되자 그는 특유의 유쾌한 입담을 과시하며 본래의 컨디션을 되찾았다. 김정태는 사석에서 더욱 유쾌한 배우였다. 가장 먼저 애드리브에 대해 물었다.
“현장에서 수많은 애드리브가 오갔어요.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촬영장이었어요. 그야말로 빵빵 터졌죠. 애드리브를 했는데 상대배우가 웃어서 편집된 장면도 많았어요. 편집기사가 수많은 영화를 작업했지만 최근 5년 동안 편집한 원본 중에 ‘잡아야 산다’가 가장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NG도 많이 났지만 잊을 수 없을 만큼 유쾌한 촬영이었어요.”
이같은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잡아야 산다’를 편집한 이의 심정에 공감했다. 그의 유쾌한 입담을 인터뷰에 다 담을 수 없어 아쉬울 뿐.
김정태는 작품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기를 거두었다. 첫 주연작에 대한 부담때문이었다. 다수의 영화를 통해 관객과 만나온 그였지만 이번에는 그 부담이 남다르다고 했다.
“1999년에 데뷔해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이번에는 남다르죠. 재기작이나 마찬가지잖아요. 1년8개월을 쉬었어요. ‘잡아야 산다’를 통해 절치부심 한 것도 사실이죠. 또 배역의 비중도 크다보니 분위기에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김정태는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이 즐거움이라고 했다. 즐거움이 영화의 희망이자 지향하는 바라는 것이다. 상대 배우가 웃음에 힘겨워할 만큼 격하게 애드리브를 던진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람들은 삶 속에서 즐거움을 찾기를 원해요. 그게 바로 희망이에요.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만든 영화에요. 관객들이 ‘잡아야 산다’를 보고 편하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러기 위해 제가 작품에서 해야할 몫도 분명 있다고 생각했죠. 그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지난달 28일 ‘잡아야 산다’ 시사회에서 김승우는 ‘죄인’ 발언을 했다. 맏형으로서 아쉬움이 묻어나는 소신 발언이었지만, 받아들이는 대중의 반응은 갈렸다. 김정태는 이에 대해 할 말이 많아보였다.
“김승우 형도 저도 둘다 솔직한 성격이에요. 위선적인 말을 못해요. 승우 형도 당시 했던 발언에 대해 어떤 부분 후회도 하시더라고요. 저는 심정적으로 이해가 되요. 똑같은 심정이었죠.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고 당시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랐지만 기대가 큰 만큼 아쉽기도 했거든요. 그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셨을 거에요.”
김정태는 함께 호흡을 맞춘 아이돌그룹 빅스 한상혁(혁)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현장에서 선배로서 그는 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대학 강단에 오르는 김정태이었기에 현장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그의 발언에는 후배들을 향한 걱정과 채찍이 담겼다.
“고등학생 4인방에게 무조건 일심동체로 열심히 하라고 말했어요. 노력을 많이 했어요. 참 예쁘죠. 아쉬운 배우는 한상혁이었어요. 스케줄 때문에 많이 못봐서 아쉬웠죠. 현장에서 자주 봤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줬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에요. 그래도 혁이 촬영이 끝나면 늘 문자를 보내 인사를 하고는 했어요. 아이돌은 예의바르고 건강한 젊은이가 되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배우로서는 아쉬운 부분이죠. 좋은 연기는 연륜을 통한 다양한 감정이 지속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김정태는 이번 영화를 계기로 제대로 된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번 영화를 통해 느낀 아쉬움이나 새로운 점들을 다음 영화를 통해 보완해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요. 정말 잘할 자신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물개 꿈을 꿨는데, 좋은 꿈이라고 들었어요. 좋은 꿈처럼 2016년은 제게 최고의 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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