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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사장 또 정피아? “너무 하네”

코레일 사장 또 정피아? “너무 하네”

등록 2016.04.08 10:08

수정 2016.04.08 17:23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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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절차 잠정중단 등 인선 올스톱
후임 사장자리 정치인 낙점설 파다
회사 앞날보다는 개인 잇속이 먼저

왼쪽부터 허준영.정창영.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출처=뉴스웨이 DB 등)왼쪽부터 허준영.정창영.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출처=뉴스웨이 DB 등)


코레일 수장(首長) 자리를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등 정권 실세나 이들과 가까운 낙하산 인사들이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철도 업무에 전문성이 떨어지다보니 코레일의 재무나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사장 자리를 자신들의 인맥이나 정치 경력쌓기용으로 활용하는 등 공기업 코레일을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정이 이런데도 4.13 총선 이후 제식구 챙기기나 위로·보은 성격의 인선으로 정피아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 역대 코레일 사장 내부출신 단 1명 = 코레일 사장 자리를 낙하산 인사들이 점령하고 있다. 국토부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2005년 철도청에서 이름을 바꾼 코레일이 출범한 이후 역대 사장들 6명 가운데 순수 내부출신은 신광순 사장 단 1명뿐이었다. 나머지 대부분은 정치인이거나 정권 실세와 가까운 이들이 수장 자리에 오른 셈이다. 이들은 철도 관련 전문성이 크게 떨어지고,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다보니 노조와의 마찰 등 조직이 불안정해지고, 경영사정도 부침이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검찰에 구속된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이다. MB정부때 코레일 사장을 역임한 그는 경찰청장 출신인 전형적인 낙하산 인물로 꼽힌다. 사장 재직 당시 단군 이래 최대사업이라는 32조원 규모 용산 국제업무지구사업(용산역세권개발)을 의욕적으로 추진 했으나, 지난 2013년 4월 사업 자체가 최종적으로 백지화됐다.

게다가 허 사장은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허 사장은 코레일 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1년 손모씨로부터 용산역세권개발업무와 관련해 2000만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해 1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처 1억 76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역세권 사업으로 빚을 줄이기는 커녕 오히려 코레일 재무상태를 악화시키고 개인 비리만 남은 꼴이 됐다.

게다가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이 수천억원의 비자 금이 조성된 용산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허 전 사장의 구속을 신호탄으로 검찰이 뇌물과 정치자금 규모 범위를 확대하는 등 칼끝을 MB정부 실세들에게 겨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정창영 사장도 대표적인 낙하산 사장으로 지목된다. 2012년 2월부터 1년 5개월간 사장직을 수행한 그도 철도와 전혀 무관한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이다. 그나마 불씨를 이어가던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이 최종 무산된 것도 그의 임기중이었다. 코레일을 지휘·감독하는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와도 사사건건 마찰을 빚었다.
특히 ‘수서발 KTX’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국토부와 코레일, 코레일 노조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에서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임기중 낙마했다.

지난달 사퇴한 최연혜 사장은 교수출신으로 분류된다. 철도대학총장과 코레일 부사장을 지낸 경력으로 철도 전문가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을에 출마해 낙마한 바 있어 정치인으로 봐야한다는 시선도 강하다.
무엇보다 그녀는 말바꾸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2013년 사장직에 오를 당시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선언했지만, 약속을 어기고 이번 4.13총선에 출마했다. 실제로 새누리당 비례대표 5번을 받아 20대 총선거에서 당선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사장직을 수행할 당시 ‘손바닥 뒤집기식’ 행보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철도 민영화 관련 반대입장을 표명하던 그가 사장직에 있을 땐 수서발 KTX민영화를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던 것. 코레일 설립 후 최초로 흑자경영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인천공항철도 등 알짜자산을 매각해 얻은 결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장기적 사업밑천을 팔아 이룩한 흑자는 코레일에 ‘짐’이 되고, 결국 국민의 몫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피아 낙하산 인사 우려 = 사정이 이런데도 공석인 코레일 사장 자리를 조만간 ‘정피아’가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초대사장 이후 대부분 사장들이 정치권이나 정치권 실세와 가까운 출신 인데다, 총선 이후 낙마한 유력 인사를 위한 보은 인사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실제로 코레일 사장자리는 정권 실세와 가까운 인물이 오는 자리라는 얘기가 관가 안팎에서 파다하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최연혜 사장 사임 이후 공석이된 사장의 인선을 위한 공모를 여전히 진행하지 않고 있다.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서류전형과 면접을 보고,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로 후보자를 제출해야하는데, 인선 작업이 올스톱돼 있다. 총선 이후 정피아나 관피아 등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공공기관 경영 능력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 수장 자리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코레일 사장에 임명된 정피아들은 다음 총선을 위해 윗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회사의 이익보다는 정계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일이 많을 것이란 목소리가나온다.

정부 한 관계자는 “조직 내부 개혁과 철도 요금체계 개편 등 총선 이후 현안이 많은 코레일 사장직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정부 안팎에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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