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입장 선회하자··· “재정·통화정책 좋은 방향 찾을 것”유일호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이후 구체적 방안 나올 것”
2일(현지시각)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와 ASEAN+3 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의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재원 마련을 법인세 인상을 통해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법인세 인상을 통해 나오는 재원 규모는 약 5조원”이라며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재원이 이보다 더 들것임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간 기업 구조조정의 재원 조달 방법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겠다는 방향을 지속해서 내비쳐 왔지만, 대략적인 규모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과 해운업종의 구조조정을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출자하는 데에 있어 한은의 발권력 동원보다는 재정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우선순위가 바뀔 수 있다”며 “통화당국이 모두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다. 환경에 따라서는 순서가 바뀔 수 있다”고 답했다.
한국은행이 구조조정 재원확충을 위해 종전보다 적극적인 입장으로 선회하며 재정과 통화정책의 ‘폴리시 믹스(정책 조합)’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 부총리는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유 부총리는 한은의 역할 범위에 대해 “한은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며 “통화 당국과 재정이 각각 얼마를 동원해야 하는지는 잘 따져 보겠다. 좋은 조합을 찾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유 부총리는 함께 독일 출장길에 오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현장 회동 여부에 대해서는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와 ASEAN+3 회의 등을 함께 하지만 따로 만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기업구조조정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선제적으로 완료돼야 재원 조달 규모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지난달 21일 현대상선과 관련해 용선료 협상이 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정부의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며 못 박은 바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이경남 기자 secrey978@
뉴스웨이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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