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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조선소 몰락···책임은 누구에게?

중견조선소 몰락···책임은 누구에게?

등록 2016.05.30 17:58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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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SPP조선, 청산시 2만여명 실직사태 발생“정부·금융당국도 책임···막무가내식 구조조정 멈춰야”

성동조선해양. 사진=뉴스웨이DB성동조선해양. 사진=뉴스웨이DB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국내 중견조선소가 휘청이고 있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탁상공론을 되풀이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렇다 할 대책없이 구조조정만을 밀어붙이는 분위기라 현장의 근로자들이 모든 책임을 덮어쓰게 될 판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과 SPP조선은 회생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STX조선은 채권단 결정에 따라 이달말 법정관리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SPP조선도 매각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법정관리 또는 청산을 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피해는 고스란히 근로자들에게 미치고 있다. 각 업체가 어떤 방향을 택하더라도 몸집은 줄여야하는 이유로 대량 실직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STX조선과 SPP조선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각 1만명의 직원들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최악의 경우 두 업체 모두 청산철자를 밟게된다면 2만여명이 거리로 내몰리게 된다.

현장에서는 중견조선소가 잇따라 난관에 빠지는 모습에 불안해하는 한편 무리한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정부와 금융당국에 대한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

외부에서는 조선업 부실의 원인으로 무리한 사업확장과 저가수주를 꼽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회사의 책임만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중견조선소는 채권단 관리 체제에 돌입한 이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채권단이 검토한 후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건에 대해서만 RG 발급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SPP조선은 이란 국영선사와 선박 10척에 대한 수주 협상을 벌여왔으나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문제가 중요한 시점마다 발목을 잡았다. 결국 수주에 확신을 갖지 못한채 회사의 매각 협상이 병행되면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비단 SPP조선만의 문제는 아니다. 때문에 중견조선소의 경영난이 깊어진 데는 자금을 적시에 풀지 않은 채권단의 책임도 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현 상황을 대하는 정치권의 태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회사마다 상황이 다른데 업계 전체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경영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현장에 불안감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중견조선소 중에서도 일부는 그간 꾸준한 사업구조 개선작업을 벌여왔기 때문에 추가 자금지원이나 회생절차 없이도 경영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조선업 불황의 가장 큰 문제는 수주 부진으로 진단한다. 다만 이는 조선업 경기 사이클의 영향을 받는 것일뿐 시간이 지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 등이 정부와 금융권에 무차별적 구조조정을 지양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주난이 문제인 만큼 시황이 살아날 때까지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면밀한 분석 없이 구조조정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면 업계에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 산업 전반의 침체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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