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 비상···1조원 마련 총력전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건조 중인 해양플랜트의 인도 지연 우려도 1조원 규모의 자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최근 이른바 ‘1조원 프로젝트’ 가동에 들어갔다.

대우조선은 오는 9월 4000억원의 기업어음(CP)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이번달과 다음달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의 드릴십 2척을 인도하고 받는 1조원으로 상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소난골 드릴십의 기한내 인도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자체적으로 1조원을 확보해두자는 것이 ‘1조원 프로젝트’다.

대우조선은 우선 현재 마무리 단계인 해양플랜트 주문주들과 두루 접촉해 잔금 중 일부를 미리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해양플랜트는 대부분 인도 시 계약금의 70∼80%를 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돼 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재협상을 통해 일부 대금을 앞당겨 받겠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오는 7월 인도 예정인 한 프로젝트의 경우도 인도 시 선가의 70%를 지급받게 돼 있던 것을 선주와 협의를 거쳐 75%가량을 미리 지급받는 데 성공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마무리단계인 상황에서 선주들도 어차피 줘야 할 돈이기 때문에 미리 돈을 주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대우조선은 소난골 드릴십 인도를 서둘러 마칠 방안을 함께 찾고 있다. 최근 사업본부장을 앙골라에 파견해 소난골 사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의 이같은 노력은 정성립 사장이 외부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며 스스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정 사장은 최근 사내구성원들에게 “4조2000억원 외에 추가로 지원을 요청하는 순간 국민 여론은 대우조선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의 대표 사례라며 사지로 몰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길홍 기자 s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