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제개편서 증세 논의 않기로 결정일몰 앞둔 비과세 감면도 대부분 연장될 듯'2012년과 판박이' 대선 앞두고 논란 재연 불가피
17일 연합뉴스 및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과 관련해 세율 인상 등 국가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큰 폭의 변화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담뱃세 인상으로 서민 증세라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부담 증액에 대해 정부여당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달 초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의에서 “기본적으로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세금인상은 정부의 마지막 수단”이라며 “세금을 올리는 대신 비과세·감면의 정상화 등을 통해 세수기반을 확대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당장 일몰이 도래할 비과세 감면 제도가 대부분 연장되는 등 관련 세제 정비도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점이다.
실제로 기획재정부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말로 일몰을 앞두고 비과세 감면 항목 가운데 필요한 조항은 연장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올해 연말 일몰되는 비과세 감면 항목은 총 25개로 이를 통한 조세지출(간접적 조세 감면)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직장인 연말정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카드 공제를 비롯해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매출 세액공제, 재활용폐자원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매입세액공제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신용카드·체크카드 관련 공제의 경우 자칫 내수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임금생활자 및 자영압자 등 이해 당사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정부가 재정 건전성 확대를 위한 세입기반 확충 대신 당장의 선거 결과를 염두해 둔 정치적 결론을 내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 및 저성장 기조, 복지지출 증가 등 재정부담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득세나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세법 개정은 커녕 비과세 감면에서도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명목세율이 16% 수준까지 떨어진 법인세의 실효세율을 늘리거나 조세부담률을 올리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양극화 해소 및 복지확대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는 ‘증세없는 복지’라는 국정 기조를 토대로 증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줄곧 유지 중이다. 소득세 개편 및 법인세 인상의 경우 내수 침체를 이유로 정부와 여당 모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고, 부가세 인상 역시 소득불평등 심화라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결국 증세 문제는 내년 대선의 주요 정책적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세금 인상과 비과세 감면 축소 모두 국민 생활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난 2012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주요 정치적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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