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회사채, 1조2000억 피해 불가피···개인투자자 우려 확산

(출처=뉴스웨이 DB)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회사채 1조2000억원에 대한 투자자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발행한 회사채 잔액은 영구채를 제외하고, 6월말 기준 1조1891억원에 달한다. 이 중 공모사채는 4210억원, 사모 사채가 7681억원 규모다.

한진해운이 이날 법정관리를 신청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소집한 가운데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모든 채무와 채권은 동결되고 담보가 없는 회사채 투자자들은 원금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가운데 43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유동화증권(P-CBO)에 대해서는 원금이 보장된다. 정부의 회사채 활성화 방안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이 P-CBO의 지급보증을 섰기 때문이다.

문제는 나머지 지급보증이 되지 않는 회사채로, 공모사채의 경우 대부분 단위 농협과 신협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최근 저금리로 자금을 운영할 곳을 찾아 AA등급 아래의 회사채를 대거 사들였다. 결국 단위 농협과 신협은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기관투자자가 아닌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개인이 보유한 한진해운 회사채는 800억원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회사채 원금 손실이 생계와 직결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관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 시장의 충격이 크지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31일 오전 긴급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시장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번 한진해운 사태로 시중은행이 받을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신용공여액이 1조원에 달하지만 사전에 대부분 대손충당금을 100% 가까이 적립한 영향이다.

은행별 여신규모는 산업은행이 6660억원으로 가장 많고 KEB하나(890억원), 농협(850억원), 우리(690억원), KB국민(530억원), 수출입(5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은 KEB하나은행을 제외하고 한진해운에 대한 충당금을 100% 가까이 적립했다. KEB하나은행은 한진해운의 여신등급을 ‘고정’으로 분류하고 절반 정도의 충당금만을 적립해 놨다.

은행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에 대해 은행들이 대부분 충당금을 100% 가까이 적립했다”며 “은행권에 대한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