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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근 신임 사장, 현대상선 위기 돌파 '첩첩산중'

유창근 신임 사장, 현대상선 위기 돌파 '첩첩산중'

등록 2016.09.29 16:24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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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탈출·선대확장·화주 신뢰회복 등해결해야 할 문제 산적

사진=현대상선 제공사진=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 경영진추천위원회로부터 현대상선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유창근 전 인천항만공사 사장이 현대상선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공식 선임됐다. 해운업계에선 구조조정을 마친 현대상선으로 2년 만에 돌아온 유 사장이 산적해 잇는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9일 현대상선은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제2차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유창근 전 인천항만공사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 시켰다. 이후 이사진들은 서울 장충동 반야트리 호텔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유창근 전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현대상선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유 사장은 지난 2012년 11월부터 2014년 3월까지 현대상선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현대상선은 2008년 매출액 8조9309억원, 영업이익 605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를 직격탄으로 맞으며 2009년 5764억원의 적자를 냈다.

유 사장이 수장으로 있던 시절에도 영업손실은 이어졌다. 결국 유 사장은 경영난에 책임을 지고 2014년 사장 자리를 내려놨다.

이에 오늘 임시주총에서는 과거 유 사장의 결정에 대해 지적하며 사장 적임자가 아니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주주는 “과거 경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몇 년 되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적임자로 추천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며 “어려울 때 위기 극복을 하는 사람이 경영을 잘하는 사람이지 경기 좋을 때 이익 내고 경기 나쁠 땐 이익을 내지 못하는 사람은 경영자로서 자질이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주주들은 ‘낙하산’이라는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때문에 유 사장은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 해소와 함께 현대상선 적자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 부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부터 지난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현대상선은 41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은 511% 증가했다. 보유자금은 7000억원 선이다.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적자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성수기로 분류되는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비수기인 3분기도 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4분기도 비수기이기 때문에 흑자가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적자 탈출을 위한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 사장은 단기 과제인 적자 탈출과 함께 장기 과제인 경쟁력 확보도 풀어내야 한다. 지난달 31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해상운임이 상승추세이나 일시적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향후 해운업계에선 외국 거대 선사를 중심으로 치킨게임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물동량은 적은 반면 해운사와 배는 남아돌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상선은 선대 확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진해운의 선박을 인수하는 방법도 벽에 부딪쳤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의 자산은 경쟁 입찰을 통해 매수하거나 양도받을 수 있다. 한진해운의 자산을 특정 업체(현대상선)를 지정해 넘기는 행위는 법리와 맞지 않는다.

보유자금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 선대 확장에 걸림돌이다. 이에 유 사장은 화주와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에 뒀다는 입장이지만 이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여러 해외 대기업이 한국 선박에 짐을 실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으며 국내 대기업도 현대상선에 실은 화물의 비율을 늘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가는 것을 경험한 화주들이 대체 선박이 충분한 상황에서 굳이 현대상선을 이용해야할 이유는 없다. 때문에 다른 해운사보다 화주들을 위해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등의 노력들을 해야 할 텐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2M’ 가입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현대상선은 조건부 자율협약 당시 세계 1위와 2위 선사인 머스크, MSC로 구성된 해운 동맹 ‘2M’에 가입, 본계약 체결과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를 포함한 각국의 승인 절차를 남겨둔 상황이다. ‘2M’ 가입 절차를 마무리 하면 얼라이언스 협력 관계는 내년 4월부터 오는 2025년 1월까지 유지된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처한 위기를 돌파 할 수 있는 방안이 있기 때문에 2년 만에 현대상선으로 다시 돌아온 게 아닐까 생각된다”며 “유 사장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현대상선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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