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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LG화학’, 구본무 회장 ‘뚝심’ 통했다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LG화학’, 구본무 회장 ‘뚝심’ 통했다

등록 2016.10.06 08:17

수정 2016.10.06 08:19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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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 2차 전지 사업 가능성 보고 과감 투자수년간 적자에도 임직원 독려 폴란드 생산기지 구축으로 글로벌 4각 생산체제 구축

사진=LG그룹 제공사진=LG그룹 제공

LG화학이 폴란드에 폴란드에 유럽의 첫 대규모 전기차용 리튬배터리 생산기지인 ‘LG화학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조성하며 ‘韓-美-中-歐’ 를 잇는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수년간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을 독려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뚝심과 끈기, 리더십이 있었다.

구본무 회장의 배터리 사랑은 그간의 행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구 회장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2010년), 충북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2009년) 및 준공식(2011년) ▲남경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식(2015년)에 이어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까지 LG화학의 모든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의 기공식, 준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LG화학의 2차 전지 사업 성장은 구 회장의 독려와 투자로 25년 이상 이어질 수 있었다.

구 회장은 1991년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떠난 영국 출장에서 2차전지를 접하고 직접 샘플을 가져와 당시 계열사였던 럭키금속에 2차 전지를 연구하도록 했다.

이후 1996년에 리튬전지가 음극재, 양극재, 전해질 등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는 만큼 소재분야 연구에 강점이 있는 LG화학으로 럭키금속의 전지 연구조직을 이전시켜 연구를 계속 진행토록 했다.

하지만 성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1997년 LG화학 연구진들이 소형전지 파일럿 생산을 처음으로 성공하긴 했지만 대량 양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휴대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 성공한 바 있으나 이는 일본 업체에 비해 거의 10년이 늦은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일본 선발업체의 기술력을 따라잡기도 힘들었다.

특히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일각에선 배터리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구 회장은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라.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라”고 독려하며 배터리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과감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LG화학은 지난 2000년부터 기술 장벽 및 사업화에 대한 높은 위험 부담 때문에 국내외 어느 기업도 먼저 시작하지 못하던 중대형 배터리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해 10여년 만에 2차전지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2000년에는 미국에 연구법인인 LGCPI(LG Chem Power Inc.)를 전격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들어갔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내구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순수 전기차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원가를 낮추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개발 2년 반 만인 2002년과 이듬해인 2003년에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Pikes Peak International Hill Climb)’에서 2년 연속 우승하며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LG화학은 수십 년간 화학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중대형 배터리의 주요 소재 자체 생산에 성공해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공간활용을 극대화해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는 ‘스택 앤드 폴딩(Stack&Folding)’ 제조 기술을 개발해 소재를 빈틈없이 쌓았으며 이를 단단한 알루미늄 캔이 아닌 파우치에 담아 차량 디자인에 맞춰 쉽게 적용할 수 있고 안정성과 수명을 높인 ‘파우치(pouch)타입’ 기술도 속속 개발해냈다.

LG화학은 이러한 노력 끝에 2004년 미국 에너지성과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 업체의 컨소시엄으로부터 460만 달러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그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적자에서 벗어나긴 어려웠다. 이에 구 회장은 2005년 2차전지 사업이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이 사업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LG화학은 2007년과 2008년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소나타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공급업체로, 2009년에는 일본의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50% 이상 출력과 에너지를 높인 배터리를 개발해 GM의 전기자동차 쉐보레 볼트 배터리 공급업체에 선정되며 세계 1위 달성을 가시화했다.

또한 2010년에는 포드, 볼보, 르노, 중국 장안기차(長安汽車)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와 장기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LG화학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경쟁력 1위로 평가 받는 등 2차전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가 2015년 12월 발표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에서 LG화학은 2013년에 이어 2015년에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누적 수주금액도 36조원을 돌파했다. LG화학 측은 “향후 연평균 55%이상의 성장을 이루며 2020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연간 7조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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