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정유·유화, 일시적 호황 ‘구름 조금’철강·기계·섬유·건설은 공급과잉에 ‘흐림’자동차·조선은 파업·수주가뭄에 ‘겨울비’
10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10여개 업종별 협‧단체와 함께 ‘4분기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IT‧가전과 정유‧유화는 ‘구름조금’, 철강·기계와 섬유‧의류, 건설은 ‘흐림’, 자동차·조선 업종은 ‘겨울비’가 내릴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매우 좋음)’, ‘구름조금(좋음)’, ‘흐림(어려움)’, ‘비(매우 어려움)’ 4단계로 표현된다.
IT‧가전은 메모리반도체 수요증가, 정유‧유화는 적정수준의 저유가 지속으로 햇살이 들 것으로 기대되나 철강·기계·섬유·건설업종은 공급과잉 등 요인에 따라 ‘흐림’으로 예보됐다. 자동차업종은 해외현지공장 완공과 노조파업 등 영향으로 조선과 함께 ‘비’로 나타났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그간 PC 저장장치 시장을 지배해 온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대체 중이며 4분기에는 낸드 반도체 판매량이 50.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TV 수요증가로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다만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보급률이 76%에 육박할 정도로 성숙기에 접어들어 고속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대한상의는 내다봤다.
정유‧유화업종의 경우 한국기업은 석탄·셰일가스보다 석유에서 에틸렌을 추출하는데 저유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비용구조가 갖추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인도 자동차시장 확대로 4분기 정유 수출물량이 전년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이 높아져 대중(對中)수출이 점차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철강 과잉공급으로 통상분쟁이 진행 중인 철강업종은 ‘구름’으로 예보됐다. 미‧중간 무역분쟁 여파로 한국제품에 대해 50% 내외의 관세가 매겨졌고 인도·태국·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 중이다. 중국산 철강 덤핑공세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과잉생산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이 가동되면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섬유‧의류업종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가가 하락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10년전 5~6달러던 면니트 셔츠가 현재 3달러로 반토막났다고 전했다. 과거 내수를 주도한 아웃도어 시장도 포화국면에 접어들었다.
기계업종은 조선업 구조조정과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으로 내수 전망이 좋지 않고 최대 수출처인 중국시장도 수요부족으로 초과공급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단 연멸 EU의 노후생산시설 교체수요와 세계의 공장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추가될 기계수요는 호전요인으로 꼽힌다.
지방주택의 과잉공급 조짐이 나타나는 건설도 ‘구름’이다. 구조조정 지역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지방 미분양주택은 올해 8월까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50% 늘었다. 해외건설도 저유가 영향의 중동지역이 어려워지면서 올해 9월까지 46% 감소했다. 다만 수도권에서 주택 등 건설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긍정요인이다.
자동차 업종은 노조 파업으로 대규모 생산차질액이 발생했고 최근 준공된 멕시코공장, 중국 창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4분기 국내 생산량이 10.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개별소비세 인하혜택이 종료돼 4분기 국산차 내수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21.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종도 수주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8월까지 세계 전체 누적 수주량은 전년대비 68% 감소한 가운데 국내 수주도 87% 급감했다. 조선사 수주잔량도 2003년 10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업계는 이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명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전체 업종에 걸쳐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인 교역량이 감소하고 한국산업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면서 “고부가가치와 새로운 분야와의 융합 등을 통해 기존 사업영역을 파괴하고 새로운 핵심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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