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팔 하나를 자르겠다는 결단이 없었다”
지난 10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진해운 법정관리는 조양호 회장이 결단을 내리지 못해서라고 꼬집었다. 청와대 비선실세 사태가 확산되는 지금, 당시 이 회장이 강조한 ‘결단’은 무엇을 말한 것인지 다시금 곱씹게 된다.
당시 조 회장은 2조원 넘는 자금을 한진해운에 투입하고 경영권까지 내놓은 상황이었다. 사재출연 의지도 피력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조 회장이 부족했고 결단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이 언급한 ‘결단’이 무엇인지 의아함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국내 1위 해운선사였던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행은 의혹투성이였다. 앞서 정부는 금융논리와 법정관리 원칙을 앞세워 한진해운의 3000억원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 자금 지원 할 경우 한진해운이 상거래채권 6500억원을 갚는데 써버릴 것이라 예상해서다. 협의를 통해 방안을 방책을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한진해운이 제출한 자구안도 부족하다고 반려했다. 조양호 회장이 사재출연을 자구안에 제시했지만 정확한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것을 문제 삼았다. 왜 채권단 돈이 한진해운 살리기에 들어가야 하냐는 논리였다. 현대상선은 했는데 한진해운은 왜 못하냐는 식으로 구조조정 잣대를 들이댔다. 결국 정부는 연간 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해운선사를 좌초시켰다. 국내 1위, 세계 7위의 해운선사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미숙함 그 자체였다.
일각에선 조 회장이 청와대 비선실세에 협조하지 않아 한진해운이 피해를 입은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진해운이 지금의 상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증폭되고 있다. 이렇듯 의혹이 가득한데 원칙을 앞세우는 것은 억지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한진해운 사태를 국민이 이해하기 위해선 단 하나의 의혹도 남아 있어선 안된다. 정부는 한국 해운업을 망친 책임을 지고 눈덩이처럼 커지는 의혹을 해소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임주희 기자 ljh@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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