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리스크에 일반청약 미달 수혜주 예상에 상장 전 기대감 ↑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일 두산밥캣의 최종 경쟁률이 첫날 0.30:1보다 소폭 감소한 0.29: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30분 기준(한국투자증권 단독 집계) 0.66:1이던 경쟁률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 확대에 오후 2시 30분엔 0.49:1로 줄어들었다. 청약 마감 30분 전에는 0.37:1까지 떨어졌다, 4시 기준으론 0.35:1로 주저앉았다. 공동 주관사인 신영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의 상황은 더 좋지 않아, 통합 경쟁률은 최종 0.29:1까지 하락했다.
애초 제시했던 4만1000원에서 5만원의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 인한 기관 수요예측 실패로 한 번 상장을 철회했던 전력이 있기에 두 번이나 체면을 구긴 셈이다. 차입금 상환재원 마련이 절실했던 두산그룹으로썬 상장을 미룰 수도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의견이다. 만약 상장이 철회될 경우 불확실성 증가로 신용도 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해 한국기업평가는 공통으로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 두산밥캣 IPO효과는 고려하지 않았다.
청약 미달에도 상장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청약 미달한 잔여물량은 대표주관사와 공동주관사 6곳이 나눠 전량 인수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가 각각 35%씩 70%를 가져가고 나머지 공동주관사 4곳에서 나눠 30% 물량을 소화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상장으로 최대 2조원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측했으나 공모가 하향 조정으로 재무개선 효과를 1조원 안팎으로 낮춰 잡았다. 두산밥캣의 이번 공모 수와 공모 규모는 총 3002만8180주와 9008억4540만원이다. 첫 상장 당시 제시한 공모 수와 공모 규모인 4898만1125주, 2조82억261만5000원~2조4490억5625만원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중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의 구주 매출로 인한 유입현금은 약 33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단 두산밥캣의 IPO로 실질 공모물량 중 외부투자자가 실질적으로 보유한 지분 16.5%가 포함돼 지분 전량 매출과 함께 해당 지분에 대한 연 6.9%의 배당 부담이 사라져 총 1조원의 재무구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두산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순차입금 지난 6월 기준 10조원에 달한다. M&A(인수합병) 추진과정에서 진 부채와 계열사 지원 등으로 전체적 재무건전성이 하락했다. 이후 두산DST,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사업부,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매각 등과 인력구조조정 등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 지난해 말 대비 반년 만에 1조4000억원 줄이기엔 성공했다. 하지만 회사채보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아 부담이 아직 높다는 지적이다.
현재도 상환부담의 RCPS(상환전환우선주, 채권처럼 만기 때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비롯해 내년 상반기까지 도래하는 회사채 등이 짐으로 남았다. 당장 오는 11월 돌아오는 4076억원 회사채는 만기 연장합의에 성공했지만, 내년 5월까지 남은 상환액은 5350억원에 달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IPO와 현금자산, 수입 등으로 인해 차입금을 해결하고 남은 두산밥캣의 잔여 지분을 자금 조달에 활용할 계획이다.
청약 미달 사태로 상장 후 주가 흐름도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한시름 덜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재정지출 확대 대신 민간투자를 통해 인프라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약한 탓이다. 두산밥캣의 전방시장이 NAO(북미+오세아니아)인 점에 수혜를 누릴 것이란 예측이다.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전장보다 1030원(14.80%) 뛴 7990원으로 마치며 기대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이에 대해 하이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일반청약이 저조했던 건 트럼프 당선 등에 따른 시장 분위기 탓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며 “두산밥캣의 경우 북미에서 60%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어 트럼프의 최소 5500억달러 인프라투자 집행의 수혜를 직접 받는다”며 “이런 이유로 두산밥캣 실적 성장과 시장가치가 상승할 경우 지분 59.4%를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가치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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