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승세 두드러졌지만 유럽은 내림세 보여국내 증시도 하루 만에 하락세로 전환불확실성 확대 될까···투자자 우려 커져
국내 시장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은 애초 힐러리의 우세를 점쳤다. 美 언론들도 힐러리 당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며, 승부를 단정 짓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모든 예측은 빗나갔다. 막상 개표를 진행하자, 트럼프는 경합지역 외에도 민주당 텃밭에서도 클린턴 후보를 앞질렀다. 힐러리 후보 당선 가능성을 점치던 증시는 곧장 이를 반영했다.
지난 9일 상승세로 출발, 한때 10포인트 가량 뛰며 힐러리 당선 기대감을 나타내던 증시는 트럼프 후보의 우세소식에 곧장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 모두 각각 장중 1930선, 580선까지 밀리며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각종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등과 달리 트럼프 당선자의 우세가 점쳐지자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267억원, 2141억원 어치의 매물을 장에 내놓으며 지수 하락을 견인한 것이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919.84포인트(5.35%)가량 폭락했고 대만가권지수와 홍콩항셍지수는 각각 2.97%, 2.15%씩 떨어졌다. 중국상해종합지수도 0.62%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와 달리 당분간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성향과 급진적인 발언 등으로 경제·정치적 불확실성 증대를 예상한 탓이다.
하지만 그 다음날 글로벌 증시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뉴욕 주요 지수와 유럽증시, 아시아 증시 모두 트럼프 수혜, 트럼프 당선 우려감 하락 등으로 강세가 두드러졌다. 뉴욕증시에선 특히 트럼프 공약으로 인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 금융, 산업, 헬스케어 종목들을 중심이 돼 지수를 끌어 올렸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친기업 정책 목적으로 세금삭감, 규제완화 등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국내증시도 전일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트럼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약주가 9.21% 치솟았다. 개인은 3000억원 이상 매도, 2거래일 연속 매물을 장에 쏟아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62억원과 2315억원을 매수하며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금일엔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높은 변동성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증시도 2거래일 동안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당선 이후 불확실성 완화로 첫 거래일엔 주요 지수 모두 1% 이상 올랐다지만 2거래일째엔 모두 내림세를 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에도 글로벌 증시가 추가 하락이 이뤄지진 않는 이유로 후보 시절 과격한 발언과 달리 당선 연설에서 어조가 완화된 점과 트럼프의 재정확대 기대감, 극단적 공약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들고 있다. 아울러 미국이란 나라가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 점도 불안감 완화를 돕는다. 한화투자증권 김일구 연구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것보다는 하원에서 계속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공화당 철학이 공화당 대통령을 만나 더 강화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꼬집기도 했다.
단기적 변동성은 심화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의해 주가 향방이 결정지을 것이란 분석이다.
단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보호무역주의는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권(한국, 일본, 중국) 국가들에게 있어 공통적으로 부담이 되는 요소”라며 “당장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부문이기도 해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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