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부에 적극적인 협조 요청하겠다”롯데타운 공사중단· 영업정지·불매운동 ‘망연자실’
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부터 황각규 경영혁신실장 주재로 관련 계열사 임원들과 ‘중국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롯데그룹은 이 회의에서 그룹 계열사를 비롯한 중국 진출기업이 입게 되는 피해와 기업활동 위축과 관련해 정부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롯데가 현재 중국에서 현지인을 2만명 가까이 고용하는 등 중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 롯데의 성주골프장 사드 부지 제공이 국가 안보 요청에 따른 것일 뿐 기업이 주도할 입장이 아니라는 점 등을 중국 정부에 외교 채널 등을 통해 충분히 설명해달라고 우리 정부 총리실 등에 공문 형식으로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롯데 뿐 아니라 한국 기업이 최근 수입 불합격 등 통상 부문에서도 불이익을 받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 중국과의 대화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달라는 청원도 함께 제기할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국 전 주재원과 상시 대응체계를 갖추고 롯데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현지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며 “해외 직원 6만여명 중 중국 고용인력이 2만명에 달하는 만큼 현지 직원 정서 안정화에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드부지를 제공하기로 한 롯데에 대한 중국정부의 보복은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 롯데마트 샤오산점은 공안소방당국의 점겸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고 전날부터 영업정지 상태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와 둥강시에 소재했던 롯데마트 두 곳 역시 비슷한 이유로 영업이 잠정중단 됐다.
중국 선양 인민법원은 최근 롯데마트가 와인을 판매하면서 식품안전규정을 위반했다며 판매금액의 10배을 물어내라는 판결까지 내렸다.
문제는 대형 할인점이 영업정지되면 중국 현지 고객이 급속히 다른 매장으로 옮겨 영업정지가 장기화하면 폐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근래 중국 내에서 토종·외자 대형 할인점이 출혈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롯데마트에 영업정지 조치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은 소방 점검 등의 강화를 이유로 영업정지를 시켜 경영에 큰 타격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이는 명백히 사드를 겨냥한 보복 조치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롯데의 사드부지 제공발표 직후 중국 현지 롯데마트와 면세점 홈페이지가 해킹을 당하고, 일부 중국 기업들은 롯데와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언론매체들은 최근 롯데마트가 곧 망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롯데카드 선불카드를 미리 쓰려는 중국인 고객들로 붐빈다는 보도까지 쏟아내고 있다.
중국의 한 매체는 지난 3일 장쑤(江蘇)성의 롯데마트에 중국인들이 몰렸는데 선불카드 잔액을 다 쓰기 위해서였다고 전하고, 이들 고객이 “롯데에는 다시 오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한편, 롯데는 1994년 중국 진출 이후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중국에 투자해왔다. 롯데제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120여개 사업장, 2만6000여명 임직원을 두고 있다. 유통의 경우 현지에서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며 ‘쓴맛’도 봤지만, 아직 중국 내 약 120개 점포(백화점 5개·마트 99개·슈퍼 16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도 현재 12개 점, 90여 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고,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 등도 모두 중국 내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이들 유통·제과·화학 등 계열사의 중국 현지 매출은 한 해 약 3조2000억원에 이른다.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도 중국 선양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의 통칭)의 중심도시인 선양은 롯데가 2008년부터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를 가동해 총 3조원에 걸친 투자로 쇼핑몰, 호텔, 아파트 등 16만㎡ 규모의 사업장을 마련 중인 곳이지만 불매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dw0384@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