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BIS비율 11.15%추가지원땐 자본건전성 악화 불가피
금융위원회는 10일 "대우조선의 경우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종합적 유동성 대응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9일에는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유동성 대응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5년 10월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경영정상화를 위해 4조2000억원의 자금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수주가 당초 전망치의 10분의 1 수준인 15억달러에 그치고, 소난골 드릴십 인도가 지연되면서 자금 유동화 문제가 발생했다. 대우조선이 올해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94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당장 4월 21일 4400억원을 상황해야 한다. 여기에 2018년 3500억원, 2019년 600억원 등 총 4100억원을 추가로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대우조선이 산은과 수은으로 부터 지원받은 4조200억원 가운데 남은 자금은 2월말 기준 3800억원에 불과하며, 해결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1조원 규모의 앙골라 소난골 문제 역시 국제유가의 하락과 함께 해결이 불투명해 졌다. 대우조선의 자체적인 유동성 해결이 불가능해 지면서, 산은과 수은 등 대우조선 채권단이 추가지원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부는 채권단을 중심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새로 취임한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은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해 이를 방증한다.
문제는 수은의 자본력이 건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수은의 지난해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BIS비율)은 11.15%로 국내 은행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BIS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백분율로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나타낸다. 정부는 수은의 BIS비율 하락 마지노선을 10.50%로 정하고 있다. 10.50% 이하로 내려갈 경우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본 것. 이에 정부는 최근 2년간 수은의 BIS비율을 현재 수준인 11.15%로 올리기 위해 총 3차례에 걸쳐 2조5000억원의 세금을 수은에 출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은이 대우조선에대해 추가지원에 나설 경우 수은의 BIS비율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우조선의 문제가 현금 유동성 측면인 만큼 위험가중자산 증가를 불러오는 대출 중심의 자금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2년간 수은에 2조5000억원의 세금 출자에도 불구하고, 수은의 BIS비율은 또 다시 한계치까지 하락할 위험에 놓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수은은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지원에도 수은의 BIS비율이 10.50% 이하로 내려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대우조선에 추가지원이 실시될 경우 위험가중자산 증가를 피하기 어렵지만, 은행의 자기자본 규모와 추가되는 위험가중자산의 크기 차이에 따라 BIS비율 하락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의 추가적인 세금지원이 필요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은이 2018년 이후 대우조선으로 인해 정부로 부터 추가적인 출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와 채권단은 2018년 이후 조선업의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그때 가서 업황이 개선되지 않고 수주절벽이 지속될 경우 또다시 대우조선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그때는 수은의 자체적인 자본력으로 지원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금웅위는 3월 중순 경 대우조선에 대한 최종 지원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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