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진 교수(美 노스텍사스 주립 대학/경제학 박사)
초대 CEO에는 마이클 스콧 (1977-1981)을 다음엔 마이크 마르쿨라 (1981-1983)를 영입했다. 펩시콜라 사장으로 있던 존 스컬리를 3대 CEO로 초빙할 때는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당신의 남은 인생을 단물이나 파는데 쓰겠는가? 아니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에 시간을 쓰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자신의 인생에 뭔가 새로운 변화를 찾던 스컬리는 이 질문에 답하고자 애플의 CEO가 된다.
그러나 그는 잡스와 갈등을 계속 겪게 됐고 결국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잡스를 쫓아낸다. 이후 애플은 존 스컬리 (1983-1993)와 마이클 스핀들러 (1993-1996), 질버트 프랭크 아멜리오 (1996-1997)를 거치면서 부진을 거듭하게 된다.
잡스는 이 나락으로 떨어졌던 시기를 본인 인생의 3대 전환점의 하나로 꼽는다. Pixar와 Next를 일구며 그의 인생의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했던 시기로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했던 결과 애플은 12년 후 1997년 그를 다시 최고 경영자로 부르게 된다.
애플에 복귀한 잡스는 1997년 8월 보스턴에서 열리는 맥월드 행사 준비를 위해 광고를 기획하게 된다. 그는 광고회사에게 “다른 생각하기 (Think Different)”라는 문구를 사용하기를 주문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문법적으로 잘못된 단어라고 지적했다. “다르게 생각하기 (Think Differently)”가 맞는 영문법 사용이라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ly”가 들어간 부사를 써야 된다는 것이다. 당시 IBM이 “Think”라는 단어를 이용해 광고를 하고 있었고 “Think Pad”라는 제품이 개인용 컴퓨터로 큰 각광을 받고 있었다. 잡스는 이에 대한 차별적 광고를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잡스에게 “Think differently”는 생각을 조금 다르게 하라는 정도의 의미였고 “Think Different”는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모든 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하면서 무엇인가를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때 소비자들에게 필요 없는 기능을 빼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생산 단가를 낮추기보다 높더라도 소비자의 가치를 높이고자 했던 것 등 많은 사례들이 그가 생각했던 “Think Different”의 예가 아닐까 싶다.
잡스는 이 광고를 위해 1989년에 개봉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학생들에게 변화하라고 열연을 했던 로빈 윌리암스를 모델로 쓰고 싶어 했으나 상업적 광고를 원치 않는 그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다. 그리고 그 광고에 아인슈타인, 피카소, 에디슨, 채플린, 간디, 밥 딜런 등의 얼굴을 사용했고 사후에 인류 역사상 세상을 바꾼 10대 인물로 이들의 일부와 함께 선정되기도 했다.
결국 이 광고를 통해 애플은 소비자에게 창조적인 기업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면서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었다. 다른 생각하기를 통해 소비자에게 비젼을 제시하고 가치를 창출해 낸 것이다. 제품 개발을 위해 “무엇을 첨가 할 것인가”보다는 “무엇을 뺄 것인가”에 더 힘을 쏟았던 “Think Different”가 세상을 바꾼 그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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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의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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