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구조조정 지속으로 숨통 틔였지만수주 절벽 해소·실적 회복 등 과제 산적업계선 “자구책 이행·사업구조 개편 서둘러야”
하지만 채무 재조정이라는 고비를 넘긴 대우조선의 앞길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가장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문제 해소가 첫 손에 꼽힌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2013년 10월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난골과 12억4000만달러 규모의 드릴십 2기 수주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20%에 해당하는 2억5000만달러를 선수금으로 받고 나머지 9억9000만달러는 인도 시점에 받는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으로 수령하기로 했다.
하지만 앙골라의 경제 위기로 소난골이 국가 채무의 대부분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드릴십 인도는 1년 가까이 미뤄진 상태다.
소난골과 마찬가지로 대우조선은 또 다른 유전개발업체 시드릴과도 1조2000억원 규모의 드릴십 2척 인도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미 2건의 계약만으로 최대 2조원의 유동성이 묶인 것이다.
일단 대우조선 측은 소난골과의 협상을 통해 회사가 입을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역시 전날 사채권자 집회에서 “소난골의 베스트 시나리오는 3분기에 협상이 잘 마무리돼 인도하는 것”이라며 “다만 최선이든 최악이든 회사가 입을 손실은 크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동성 위기 해소와 더불어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실적 역시 당장 올해부터 성과를 내야 할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다.
대우조선은 지난해에도 1조6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시현해 2013년 이후 4년 연속 적자 상태를 면치 못했다.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1조3000억원 가량 감소했다고 하지만 글로벌 시황 악화에 따른 수주 감소와 해양 프로젝트 관련 손상 인식 부담을 전혀 손을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만약 신규 자금지원이 결정된 올해에도 흑자전환에 실패할 경우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됐다는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듯 신규 자금지원을 결정한 정부당국 역시 모든 이해 관계자의 ‘고통 분담’을 강조하면서 회사 측에 노조의 무분규·무쟁의 원칙 유지와 전체 임직원의 임금반납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의 지원계획 발표 직후 대우조선 노사 역시 전 직원은 임금 10% 반납과 진행 중인 교섭 중단, 기존 채권단에 제출한 노사확약성 승계 등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한 고통분담에 동참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올해 흑자전환에 실패할 경우 정성립 사장의 사임을 비롯해 모든 임원이 연대책임을 지기로 하는 등 실적 회복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현재 진행 중인 자구계획도 차질 없이 이행되어야 한다. 실제로 대우조선은 오는 2018년까지 총 5조3000억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이행률은 전체의 34%인 1조8000억원(2016년말 기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역시 구조조정에 돌입한 경쟁사 현대중공업(56%)과 삼성중공업(40%)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신규 자금지원을 계기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우조선에 대한 신규 자금지원과 함께 사업 구조 개편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우조선 역시 ‘작지만 강한 회사’로 변모해 중장기적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한 ‘빅2’ 체제로의 전환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P플랜 돌입할 경우 산업 전반에 미칠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자율 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업황 회복 시기를 섣불리 예측하기 쉽지 않은 만큼 회생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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