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폐지 시 7조2000억 손실, 3사 영업익 2배2‧3G 한정 주장 나오지만 실효성 ‘의문’한발 물러선 국정기획위 의견수렴 나서소외계층 요금할인 등 현실적 대안 마련 주장도
또 기본료 폐지 시 알뜰폰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정기획위는 통신업계, 학계, 시민단체들의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어서 기본료 폐지와 관련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이번 주말까지 휴대전화 기본료 폐지 등 통신비 인하 공약에 대한 이행방안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휴대전화 기본료는 이동통신망의 설치와 운영 등에 활용되는 재원이다. 2G와 3G 일부에서 1만1000원대의 기본료가 있지만 LTE에서는 항목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기본료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동통신업계는 기본료 폐지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휴대전화 기본료의 경우 대부분 순이익과 직결된다. 올해 4월 말 기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2G 가입자는 306만3000여명, 이동통신3사의 3G 가입자는 약 600만명이다.
문제는 LTE다. 이동통신3사의 LTE 가입자는 4612만명에 달한다. 2G, 3G, LTE 가입자 전체로 확대 시 7조2842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동통신3사의 영업이익 3조6000억원의 두 배다.
이 때문에 국정기획위에서도 2G, 3G에서만 기본료를 폐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통신비 분야를 담당하는 최민희 위원은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기본료 폐지 공약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의 기본료 폐지"라며 "모든 단말기 통신료를 1만1000원 일괄 인하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공약을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TE를 제외할 경우 실효성 측면에서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 새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방향성과는 거리가 있다. 전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LTE에서 통신비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무늬만 통신비 절감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기본료 폐지 시 알뜰폰 업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알뜰폰은 이동통신3사의 망을 다량 임대해 소비자들에게 30~40% 가량 저렴한 이용료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지난 2011년 7월 정부 주도로 도입됐다. 이동통신사 기존 서비스와 비교해 30~40% 저렴해 인기를 끌었고 지난 4월 말 기준 707만명까지 가입자가 확대됐다.
2G, 3G 가입자가 대부분인 알뜰폰업체들의 경우 기본료 폐지 시 요금 경쟁력이 약화돼 업체들이 고사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알뜰폰 업계는 영세 사업자들이 많고 손익분기점을 넘긴 업체들이 많지 않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군다나 통신비 인하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현행 법 상 정부는 통신사들의 요금 인상을 막을 순 있어도 인하를 강제할 수는 없다. 통신업체들도 이윤을 남겨야 하는 사업체다. 정부가 기본료 폐지를 강제할 경우 시장 개입에 해당될 수 있다.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저소득층 등 일부 계층에 대한 요금인하, 데이터 공유 확대 등이 현실적인 통신비 인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괄적인 통신비 인하보다는 소외계층 요금제 지원과 다량 데이터 사용자를 위한 데이터 공유 확대 등 고객 맞춤형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의 반발과 우려가 지속되면서 국정기획위도 숨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국정기획위는 이동통신사와 소비자단체 등 통신요금 관련 이해당사자를 직접 만나면서 의견 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미래부 2차관에 통신전문가로 꼽히는 김용수 방통위원이 임명되면서 통신비 인하 논의가 재개될 전망이다. 최민희 국정기획위원은 "김 신임 차관을 중심으로 9일 오후에 대안을 다시 보고받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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