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여부 촉각 성동조선 노조 ‘확약서’에 긍정적 기류“조선업 불황 여전···신중해야” 반론도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등 성동조선 채권단은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여부를 놓고 막바지 검토에 돌입했으며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가 선박을 기한 내에 만들지 못하거나 중도 파산할 경우 선주에게 받은 선수금을 금융기관이 대신 돌려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금융기관이 이를 발급해줘야만 수주계약이 성사된다.
성동조선은 지난 5월 그리스 선사로부터 11만5000DWT급 원유운반선 7척(옵션 2척 포함)에 대한 수주계약을 체결했으나 RG가 발급되지 않으면서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선사 측이 최대 60일까지 기다리겠다고 약속한 만큼 7월 중순까지는 RG 발급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국내 중견조선소는 그간 RG 발급에 어려움을 겪어온 게 사실이다. 채권단이 계약 조건을 검토한 후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건으로 RG 발급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도 2014년부터 영업이익이 나는 선박에만 RG를 발급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다만 최근에는 수은이 수주 가이드라인을 완화한데다 지난달말에는 성동조선 노조까지 경영정상화에 동참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하면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물론 채권단 내에서는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이 지난 몇 년간 부진에 시달렸고 아직 업황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볼 수 없어 지원에 앞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이유다.
수출입은행도 지난해 1조4692억원의 손실을 내며 1976년 창립 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는데 조선업 구조조정과 맞물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높아 수은을 비롯한 채권단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반기에 접어들어서는 조선업종 전반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업황이 최저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선사로부터 선박 발주가 다시 활성화되는 모습이다. 이달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STX조선해양은 물론 대선조선과 대한조선 등 중소조선사도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에 외부에서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의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올 3월 수출입은행장에 취임한 이래 대우조선과 성동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지원해왔고 수주경쟁력을 살려 조선업을 부흥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또한 최 후보자는 앞으로 신임 금융위원장으로서 취약 업종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한편 새 정부의 주요 현안인 일자리 창출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하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수출입은행이 정부에 보조를 맞춰 성동조선에 손을 내밀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조선업이 버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성동조선의 RG발급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채권단에서 앞서 제시한 수주 가이드라인에 따라 발급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