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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보복 조치로 車·게임 등 추풍낙엽

[사드배치결정 1년]中 보복 조치로 車·게임 등 추풍낙엽

등록 2017.07.13 07:58

수정 2017.07.13 08:26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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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탄 맞은 현대기아차···판매량 반토막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사업 접어야 할판게임 업계는 中판호 발급 수개월째 중단WTO 제소 등 정부의 강력한 대응 필요

중국의 한 자동차 동호회에 올라온 파손된 현대자동차 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중국의 한 자동차 동호회에 올라온 파손된 현대자동차 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7월 한·미 양국이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중국의 보복조치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한국 주요 기업들의 중국 시장 실적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졌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앞으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사드 보복에 따른 피해가 가장 두드러진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219만8342대로 지난해보다 8.2% 감소했고 기아차는 132만224대로 9.4% 줄었다. 양사 합산 실적은 351만8566대로 8.6% 축소됐다.

실적 하락 주범은 해외시장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 시장 판매량은 각각 185만3559대, 106만4381대로 전년 대비 9.3%, 9.9% 감소했다. 특히 중국 시장 부진이 두드러진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5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 주도의 반한 기류와 이에 편승한 중국 업체들의 사드 마케팅으로 현대기아차가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차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주변 시선을 고려해 실제 구매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푸념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 부진으로 올해 목표로 세웠던 판매량인 825만대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2015~2016년 2년 연속으로 연간 판매량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올해까지 목표 달성에 실패하게 되면 글로벌 톱5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다.

사드 배치 이후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던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처치에 몰렸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중국산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길이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까지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도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모두 제외시켰다. 최근 발표한 ‘6차 신에너지 자동차 추천 목록’에도 삼성SDI와 LG화학 배터리 탑재 차종은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전기차 보급률은 현재 100만대에서 2020년에는 500만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2025년까지 40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산 배터리를 중국 시장에서 손을 놓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시장 육성 차원에서 전기차 종류에 따라 대당 수만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한국산 배터리에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실제로 LG화학과 삼성SDI의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은 30%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자국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절일 수 있다”며 “당분간 유럽·북미 등 다른 해외 지역에 집중하면서 중국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 부사장이 13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음양사 for Kakao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카카오 제공.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 부사장이 13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음양사 for Kakao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카카오 제공.

게임·콘텐츠 업계도 사드보복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 게임 등 콘텐츠를 내놓기 위해서는 현지 업체와 손을 잡고 판호(유통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한국산 게임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판호는 지난 2월 이후 5개월째 무소식이다.

넷마블게임즈는 글로벌 흥행작인 리니지2 레볼루션을 중국에 출시하기 위해 텐센트와 함께 지난해 말 판호 신청을 했지만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중국 시장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 레드나이츠에 대한 판호를 신청하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올해 실적 전망치에 아예 반영하지 않은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일단 최근 국내 출시된 리니지m에 집중하고 있다.

국산 게임 업체들은 중국 시장 출시길이 막히면 피해가 막대할 전망이다. 일례로 국내 게임 1위 기업인 넥슨의 경우 중국매출 비중이 40%대 수준에 달한다. 국산 게임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발생한다면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침투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네시삼십삼분의 의천도룡기, 카카오의 여명, 넷마블게임즈의 펜타스톰, 스마일게이트의 탄 등이 중국산 게임이다. 중국 게임 최대 기대작으인 음양사도 카카오를 통해 다음달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일각에서는 게임산업 역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는 내주지 않고 있지만 한국게임의 지적재산권(IP)을 가져다가 중국 개발업체가 개발하는 경우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정부가 사드 사태를 서둘러 해결하지 않으면 국내 기업들의 피해는 갈수록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피해업체들을 중심으로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우리 정부가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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