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없는 악조건 속 각계 개혁 추진소통·파격 앞세운 행보로 여론지지 확보대북문제·인사난·여소야대 극복은 숙제
문 대통령은 취임 시작부터 예상을 뛰어 넘는 행보를 보였다. 기자들 앞에 직접 나타나 첫 인사를 발표하는가 하면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수평적이고 격의 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을 노출했다. 내각을 비롯한 주요 인선에서는 여성 배려가 이뤄지는 동시에 ‘기수 문화’는 사라졌다.
여론은 크게 호응했다. 전임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에 고통받았던 국민들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지도자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은 조정기간에 접어들었음에도 80%대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각계 부문에 대한 개혁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적폐청산을 약속한 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이명박 정부 당시의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각종 정책에 대해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검찰과 군 개혁도 토대가 마련된 상태다.
조기 대선이라는 특성상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꾸리지 못했으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그 공백을 무난하게 메꾸는 데 성공했다. 국정기획위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100대 국정과제 선정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청사진과 밑그림을 제시했다.
물론 문제가 없진 않았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이 여러 이유로 여론의 질타와 야당의 공세 속에 중도 사퇴했다. 인사검증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한 대목으로 꼽힌다.
올해 초반부터 계속되온 북한의 도발이 더욱 극심해진 것도 문 대통령의 골치를 아프게 하는 이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거듭하면서 미국과 대립하고 있고, 이는 한반도 전체의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은 ‘코리아 패싱’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주도권을 상실한 상황이다. ‘베를린 구상’도 이미 실효력을 잃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교력을 통해 역내 주도적 역할을 되찾아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야당이 여당을 숫적으로 압도하고 있는 상황도 문 대통령이 넘어야 할 산이다. 국회 내 4개 야당은 의석의 2/3 이상을 점하고 있고, 그중 정의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기본적으로 정부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다.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논란이 적지 않은 안보·경제·복지 정책을 놓고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하느냐에 남은 임기의 성패가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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