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감소 뚜렷··· 월 1만대 저지선 붕괴모델 노후화에 신형 크루즈마저 부진한국시장 철수설·노사 갈등까지 ‘삼중苦’
심지어 지난 달에는 쌍용자동차에게 추월을 허용하며 국내 내수판매 4위로 밀려났다. 한국GM이 국내 월간판매 3위로 밀려난 것은 ‘대우’ 브랜드를 뗀 이후 처음이다.
앞서 한국GM은 9월 한 달간 총 4만264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내수 판매는 899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장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는 소형 SUV 부문에서 쉐보레 트랙스가 호조를 보였지만 나머지 주력 모델들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세단 부문에서 말리부가 전년 대비 44.8% 급감한 것을 비롯해 크루즈 45.3%, 임팔라는 61.7% 하락했다.
스파크도 3396대 판매에 그쳐 같은 기간 40% 감소했다. 트랙스를 제외하고 단종설에 시달리는 캡티바와 올란도 역시 각각 132대, 601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한국GM의 부진은 9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1만대를 상회하던 월판매대수는 7월 1만801대, 8월 1만4대 등 꾸준히 하락했다. 같은 기간 쌍용차는 8658대에서 9465대로 10% 가까이 증가했고 르노삼성도 8월 7001대에서 9월 7362대로 반등에 성공한 것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이처럼 실적이 연일 하락하고 있지만 정작 회사 내부 갈등은 여전히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현재 한국GM 노사는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과 통상임금 500% 성과급 지급, ‘8+8 주간 2교대 전환’ 등을 요구하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국GM의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시현하며 누적적자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크루즈와 올란도를 생산하는 군산공장의 경우 수출 물량 급감으로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위기가 현실화된 상태다.
여기에 GM본사가 한국시장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 달 취임한 카허 카젬 신임 한국GM 사장이 일단 철수설을 부인했지만 오는 16일 한국GM 지분 매각 제한 해제를 기점으로 출구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는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국GM이 당분간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력 차종의 신차를 내놓은 다른 완성차업체들과 달리 뚜렷한 신차 모멘텀이 없는 만큼 현재의 판매량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전임 제임스 김 사장의 급작스런 사퇴에 따른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카젬 사장이 선임됐지만 취임 직후 비용 절감 방식을 놓고 노조와 마찰을 빚는 등 갈등 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질 여지도 충분하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판매마저 4위로 밀려난 것은 한국GM의 현재 상황을 가장 극명하게 말해주는 결과”며 “대내외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지나친 내부 갈등은 결국 공멸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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