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추진위 투표 결과 문자로 공지재건축은 속도가 관건···초고층 포기가능성서울시 미심의 등 의지 반영···강행 여지도
49층 포기와 고수의 기로에 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35층으로 결론날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49층을 고집하던 은마 재건축 추진위가 주민들에게 포기여부를 물을 정도로 이상 기류가 강한데다가 재건축 사업은 시간 단축이 관건인데 35층으로 해야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서울시가 지난 8월 보류가 아닌 미심의로 일말의 여지도 없이 퇴짜를 놓은 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업계와 현지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2030 서울플랜에 따라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최고 35층까지만 공동주택을 지을수 있게 했지만, 국제 공모를 통한 디자인 특화를 내세워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면 50층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추진위와 일부 주민들의 주장이다. 추진위는 이런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49층 안을 마련해 5월부터 시에 심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추진위가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한 49층 정비계획안은 이례적으로 미심의 반려되기도 했다. 심의조건 조차 갖추지 못한 안건이라는 의미다. 서울시는 2030서울 플랜에 따라 2014년부터 주거지역 아파트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고 있다. 남산과 한강 등 공공조망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다. 잠실주공 5단지 등 일부 49층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은마의 경우 광역중심이 아닌 주거지역이라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의 빠른 추진을 위해서는 49층안 강행을 포기하고 서울시가 요구하는 35층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비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2003년 추진위가 설립된 이후 재건축 추진 단계만 14년째이기 때문이다. 1979년 준공돼 노후화도 심각하다. 실제로 최근 분위기도 49층 강행 포기로 일부 기우는 등 포기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사업은 속도가 관건인데 35층으로 낮추면 사업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반대로 49층을 강행하면 서울시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또다시 사업이 안갯속에 빠지는 등 난항을 겪을 공산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미 지난 8월 서울시의 미심의 반려로 서울시의 강경한 입장이 확인된 만큼 아무리 용적률 상 49층 강행안이 주민들에게 유리한 안이어도 더이상 이어가는 건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재건축은 속도가 중요하다. 어차피 낡은 아파트라서 사업이 반드시 진행돼야해서 그런 쪽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근 반포나 잠실 등 강남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들이 속도가 붙는 점도 주목된다. 가장 오래된 중층 재건축 아파트 중 하나로 한때 강남 대표단지로 이름을 날리던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이번 분위기를 타지 못하면 강남 톱 클래스에서 밀릴 수 있다는 일부 시각도 있기 때문. 게다가 문재인 정부의 국토교통부 등 정부도 초고층 재건축을 인정해줄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지금 기회를 놓치면 14년뿐 아니라 더 긴 시장을 허비할 수 있다는 일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단 49층으로 올려야 주민 분담금 등 수익이나 주민 혜택 면에서 뛰어나다는 점에서 바닥 민심이 49층 강행으로 기울 가능성도 있다. 주민투표를 통해 35층안으로 결정되더라도 재건축 목표 가구수는 종전과 비슷하게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14층 높이의 4424가구를 철거하고 35층 5900여 가구로 새로 짓는다. 49층안엔 6000여 가구로 재건축하는 계획이 담겼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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